무지개 가지고 말이 많다. 야당의 대권후보가 광주를 방문해서 참배를 끝내고 나오는데 무지개가 떴다며 기사가 나왔다. 수제비는 무지개를 가지고 글을 써볼까 싶어 소재를 모아봤다.
노아의 방주와 무지개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노아의 방주 이야기는 안다. 세상에 사람들이 착하게 살지 않고 허구헌날 죄만 지으니 신이 다 물로 쓸어버리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두를 멸망시키지 않고 그 중 착한 사람과 짐승들을 구제하기로 했다. 선택된 노아는 커다란 배를 만들고 모든 짐승들을 쌍으로 태운다. 엄청난 홍수로 모두가 죽었지만 방주에 탔던 노아의 가족과 짐승들은 살아남았다. 그때 무지개가 등장한다. "무지개는 더이상홍수로 세상을 멸망시키지 않는 약속의 증표이다"라고 신이 말씀하셨다.
이번 사건에 신이 특별한 말씀을 하신 것 같지는 않다.
좋지 않은 징조
동아시아나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무지개가 흉조였다고 한다. 중국의 고대 기록에서 무지개는 좋지 않은 징조라고 여겼다고 하고 조선왕조실록에서도 무지개의 등장을 반긴것 같지는 않다. 무지개를 모두 나쁜 징조로 본 것 같지는 않지만 다른 천체의 움직임과 관련지을 때 좋지 않게 봤다고 한다.
기사에서는 좋은 징조로 해석했던 것 같은데 우리나라 문화가 바뀐것 같다.
서양에서는 행운
서양의 동화에서는 행운을 주는 징조로 봤다고 한다. 특히 무지개가 끝나는 지점에 황금이 묻혀 있다는 등의 민간전설이 있다고 한다. 조선시대까지의 무지개 개념이 일제와 한국전쟁으로 바뀐것으로 추정된다. 아마도 서양-그 중에서도 미국-의 많은 문화를 부러움으로 받아들였을 것이고 그 중에 하나가 무지개가 행운의 상징으로 변화된 것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요즘 우리나라도 무지개는 행운으로 받아들인다. 특히, 쌍무지개라도 뜨면 카톡에서 무지개 사진이 수없이 돌아다닌다.
무지개는 또 성소수자의 상징
유럽이나 미국에 여행을 갈 때 건물벽에 붙어 있는 무지개 깃발을 종종 보게 된다. 가이드가 성소수자의 상징이라고 설명을 덧 붙인다. 무지개가 가진 다양한 색처럼 성에서도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는 유래라고 한다.
이 상징도 이번 건과 관련은 없어 보인다.
대략 정리를 끈낸 수제비는 이내 심드렁해졌다. 딱히 재미있지도 않고 별나게 재미난 이야기도 없다. 무지개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과학자가 답해주는 무지개의 원리만큼이나 까실까실하다. 하긴, 과학지식이 크게 없더라도 비가 쏟아지고 난 뒤에 뜨는 것이 무지개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누가 찾아가고 난 뒤에 뜬 무지개가 밝혀주는 것은 그전에 비가 왔다는 사실 뿐이다. 비가 내릴 때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분하지 않듯, 무지개도 착한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마법은 아니다.
그러고 보면 무지개는 아무말 하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무지개로 떠들었을 뿐이다. 기자들의 잘못일까? 요즘 기자들이야 사람들이 조금만 떠들면 죄다 모아서 전달하는 것이 일이니 뭐라 탓할 것도 없다. 거기 있었던 사람들이야 강하게 지지하거나 강하게 반대하는 사람들이었으니 뭐라도 자기 뜻대로 해석하는 것을 나무랄 수도 없다. 그러고 보니 무지개 기사를 읽고 감정의 변화를 느낀 수제비는 겸연쩍다. 평소 무지개를 봐도 마음이 에 담기보다 머리에 무지개가 뜬 사실만 담았었으면서 지금은 뭐 대단한 일이라고 무지개의 상징을 찾았는지 갑자기 스스로가 우습다.
수제비는 돌멩이가 오면 주말에 무지개 케익이나 먹으러 가자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지개떡보다 케익이 더 맛있으니까. 그런데 돈이 있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