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없이 맞이하는 첫 번째 겨울

73. 순백의 눈처럼 내 몸도 깨끗해지고 있다

by TORQUE

담배 없이 맞이하는 첫 번째 겨울이자 첫눈이다. 마치 금연을 축하하기라도 하듯 첫눈치고는 엄청난 양이 내렸다. 117년 만에 11월 눈으로 처음이라고 한다. 나무마다 소복이 쌓인 눈은 탐스럽다. 세상을 뒤덮은 순백에 나 또한 깨끗해지는 듯하다. 실제로 담배를 끊었으니 폐도, 피도, 피부도 깨끗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담배 없이 맞이하는 첫 번째 겨울을 최대한 즐기려고 한다. 예전 같으면 스노보드 싣고 스키장으로 달렸을 텐데, 이젠 스노보드를 타면 꼬리뼈가 부러질지도 모르는 나이가 됐다. 체력소모도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한 번 타면 다시 집으로 컴백해야 할지 모른다.

나에겐 금연과 함께 얻은 새로운 취미 등산이 있다. 이미 등산화, 스틱, 등산복 등 수십 만 원어치를 현질 했다. 겨울산을 즐기기 위해 아이젠과 스패츠도 구매했다. 겨울산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갈 생각도 없었고 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 내가 겨울산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내일 선자령에 간다. 오늘 전국적으로 눈이 내린 걸 보고 바로 결정했다. 대관령에 있는 높이가 1157미터에 이르는 곳으로 설경으로 유명한 산이다. 양재천 설경도 이렇게 예쁜데 선자령은 얼마나 장관을 이룰지 기대하고 있다.

아직 흡연 중이라면 설산등산은 생각도 못했을 거다. 그런데 담배를 끊고 등산 취미가 생기고 장비 현질을 하고 한라산에 오르고 이젠 설산까지 등반하게 됐다. 내일 선자령이 마음에 들며 곧 한라산에도 다시 다녀올 예정이다. 담배를 끊으니 꽤 활동적으로 변했다.


금연 73일 차


변화

- 하루종일 담배 생각이 나지 않는다. 길가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을 봐도 아무런 감정이 없다.

- 확실히 눈건강이 좋아진 것 같다. 덜 피곤하고, 덜 건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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