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깊어진 가을, 깊어진 숨

34. 금연 후 처음으로 다른 계절을 맞이한다

by TORQUE Oct 19. 2024

뺨을 스치는 바람이 점점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9월의 어느 날, 아직 뜨겁고 습한 공기 속에서 시작된 금연은 어느새 서늘한 가을과 함께하고 있다. 양재천을 따라 걷다 보면, 사람들의 옷은 두꺼워졌고, 나무들은 이제 제법 빈 가지를 드러내고 있다. 마치 금연을 시작하고 나서 몸이 가벼워지고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는 내 모습과도 닮았다.


가을의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폐 속 깊이 들어올 때, 한때 담배 연기로 가득했던 그 공간에 이제는 신선한 공기가 가득 차오른다. 폐가 이토록 깊이 숨을 쉴 수 있다는 사실에 매 순간 감사하게 된다. 어제 술을 많이 마셔 하루종일 몸이 무겁고 정신도 흐릿했지만, 오늘 양재천을 걸으며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작은 축제도 관람하니 머리도, 마음도 다시 맑아지는 기분이다.


금연은 나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짧았던 밤이 길어지고, 더운 공기가 서늘한 가을바람으로 바뀌듯, 나의 호흡도, 마음도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


양재천의 가을엔 작은 축제가 펼쳐진다

금연 34일 차


변화

점점 숨을 쉬는 게 편해지는 걸 느낀다. 특히 유산소 운동을 할 때 그러하다. 폐 기능이 점점 향상됨을 느낀다.


노력

금연 후 술이 맛있어져 거의 매일 마셨다. 이제 줄여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이전 03화 불행은 흡연 때문이 아니고 행복도 금연 때문은 아니다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