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살이 찌고 혈당도 높아졌다. 그런데 더 건강해진 게 느껴진다
금연 50일. 지난날을 돌아보면 처절하면서 대견하다.
담배를 끊자마자 입이 심심해 안 먹던 과자나 견과류, 사탕, 껌 등을 씹었다. 일할 때면 과자와 사이다를 키보드 옆에 놓고 계속 먹고 마셨다. 밖에 나갈 때는 껌을 씹고, 차에선 사탕을 물었다. 결과적으로 담배를 참는데 도움이 됐다. 다만 혈당이 올랐다. 오늘 대사증후군 검사를 받았는데, 5개월 전보다 공복혈당이 약간 높아졌다.
금연 1주일이 지나면 입맛이 좋아지면서 뭘 먹어도 맛있어진다. 이때부터는 금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먹는 재미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이 먹는다. 그리고 살이 찐다. 금연 전후 3~4킬로그램 정도 차이가 난다. 그래서 BMI 지수 과체중이 됐다.
호흡이 좋아지면서 운동하는 재미도 있다. 달리기 거리가 늘고 속도도 빨라진다. 몇 번씩 쉬면서 오르던 구룡산도 한 번도 쉬지 않고 오르게 됐다. 지난주엔 한라산 백록담까지 3시간 여만에 올랐고, 오늘은 누적 200킬로미터를 달렸다.
금연 50일 만에 신체적으로 큰 변화가 느껴진다. 많이 먹고 자주 먹어 체중이 늘기는 했지만, 체력이 좋아졌고, 운동 후 회복도 빠르다. 그런데 중요한 게 있다. 금연 50일이 되니 체중이 다시 줄기 시작하는 거 같다. 담배를 참는 게 어렵지 않아 과자, 사탕, 음료수 등을 먹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이제 입맛만 좀 줄면 좋을 거 같다. 아직 많이 먹는다. 배고프면 먹어야 하는데, 배불러도 먹는다.
날이 갈수록 금연은 점점 쉬워지고 체력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군것질은 이미 줄였으니 이제 식사량만 조절하면 혈당도 내려가고 체중도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다음 50일, 금연 100일 차에는 더 건강한 삶이 되어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때쯤이면 금연자가 아닌 비흡연자가 되어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