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생각보다 끊기 쉬울 수 있다

6. 술이 없으면 일상이 건조할 것 같았는데, 아무런 변화가 없다

by TORQUE

금주 6일 차. 술을 끊으면 굉장히 마시고 싶을 줄 알았다. 손이 떨리고 몸이 으슬으슬하고 눈의 초점이 흐릿하고 등이 굽고 침을 흘릴 것 같았다. 그런데 웬걸 생각보다 견딜만하다. 밥 잘 먹고 운동 잘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별다른 변화가 없다. 술이 없으면 일상이 척박하고 건조할 것 같았는데, 아무런 변화가 없다.


최대한 술에서 멀어지려고 노력하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저녁을 일찍 먹는다. 또는 저녁으로 단백질 셰이크에 바나나를 먹는다. 포만감도 있고 술 생각도 많이 나지 않는다. 다만 오후 9시 정도가 되면 책장에 넣어 둔 위스키들이 유혹하는데, 밀린 드라마를 보거나 책을 집중해서 읽으면 졸리고 이때 바로 침대로 향한다. 그러면 아침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나는 금주를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이상한 건, 이렇게 생각보다 참기 쉬운 술이 금주 이전에는 왜 그렇게 참기 힘들었는지 모르겠다. 술을 마시면서 "오늘 마셨으니 내일은 마시지 말아야지"하고 또 마셨다. 마시면서도 "이러면 안 되는데"하면서 다시 한 병 더 깠다. 그렇게 거의 매일 술을 마셨다. 그런데 막상 끊고 나니 생각보다 잘 참아진다.


문제는 오는 13일부터다. 야구 프리미어 12가 13일부터 시작되고 월드컵 3차 예선 쿠웨이트(14일)와 팔레이스타인(19일) 경기가 있다. 술을 끊은 동안은 이렇다 할 스포츠 이벤트가 없었는데, 생각지 못했던 야구와 축구 복병이 기다리고 있다. 프리미어 12는 반주하기 딱 좋은 저녁 7시에 시작하고, 월드컵 예선은 야식 하기 딱 좋은 저녁 11시에 한다. 다음 주만 잘 넘기면 11월 금주 목표는 잘 넘길 수 있을 것 같다.


금주 6일 차


증상

약간의 우울감이 문득문득 올라온다. 술과 이별한 게 아니라 오래된 연인과 이별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하다.


변화

1. 아침에 상쾌하다. 숙취 때문에 아침이 힘들었는데, 숙취가 없으니 상쾌하다. 얼굴도 많이 붓지 않는다.

2. 매일 아침 체중을 재는데 조심씩 빠지고 있다.


노력

고기, 특히 곱창이 먹고 싶은데 참고 있다. 금주 이후 고기를 먹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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