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금주가 인생에서 가장 귀중한 가치를 선사했다
음주 기록 앱 코알라를 확인해 보니 연속 금주 7일은 지난 7월 15~21일에 있었다. 이유는 장염 때문이다. 술뿐만 아니라 밥도 먹지 못했던 때였다. 그리고 오늘이 두 번째다. 내 의지로 술을 일주일 이상 끊어본 게 꽤 오랜만이다.
술을 일주일 동안 마시지 않았다고 해도 신체에 큰 변화가 있는 건 아니다. 콜레스테롤과 혈당 수치가 떨어졌기를 바랄 뿐이다. 일상엔 변화가 있다. 밤거리를 배회하지 않고 귀가를 일찍 한다. 저녁을 먹고 나면 할 일일 없어 운동을 한다. 운동하고 들어오면 맥주가 마시고 싶지만, 탄산수를 마시거나 바나나, 귤을 까먹는다. 덕분에 집안에 맥주캔과 와인병이 없어졌다.
이렇게 해도 저녁 시간이 남는다. 사실 저녁에 시간이 많아진 건 여유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든 것이다. 그런데 난 무엇을 해야 할지, 이 귀중한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동안 이 사긴을 술과 함께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술을 마시지 않으니 시간이 남고 돈도 남는다. 시간과 돈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인데, 금주가 선사한 이 가치를 잘 활용하면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금주 7일 차
증상
뇌가 술을 갈망해 헛것이 보이거나 환청이 들리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기도 했다. 그런 거 전혀 없다. 다만 우울감이 생겼다. 술을 마시면 도파민이 나와 기분을 좋게 하는데, 술을 마시지 않는 지금은 신경 자극 및 전달이 없어서 우울감 같은 게 생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