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4시간 넘는 산행 후 순댓국을 시켰다. 50번도 넘게 다닌 단골집으로 늘 소주와 함께 순댓국을 먹었다. 오늘은 당연히 소주 없는 순댓국이다. 소주가 없어도 순댓국은 순댓국. 약간 심심하긴 하지만 맛있다. 그런데 소주가 없으니 빨리 먹게 된다. 15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소주와 같이 먹으면 30분 정도 걸린다.
등산 후 술을 마시면 맛있다. 내 몸에 대한 죄책감도 덜하다. 그런데 빨리 취한다. 체력이 떨어져 알코올을 이기기 힘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집에 오면 뻗게 되고 비몽사몽으로 그날을 마무리하게 된다.
등산 후 술 없는 저녁은 많은 게 다르다. 체력과 기분이 온전히 남아 있다. 깨끗이 씻고 등산복과 장비를 정리하고 세탁기와 청소기를 돌린다. 그리고 컴퓨터 앞에 앉아 이렇게 금주 일기를 쓴다. 시간을 알뜰하게 쓰고 하루를 의미 있게 마무리한다.
금주 9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술 없는 삶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그리고 술 없는 하루의 끝이 점점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금주 9일 차
증상
알코올을 끊고 우울과 공허함 같은 걸 느꼈는데, 아무 생각 없이 산속을 걸었더니 그런 증상을 느끼지 못했다.
변화
졸리다. 이건 정말 의미 있는 변화다. 불면증 때문에 졸려야 할 때 안 졸리고 잠도 안 왔는데, 저녁 먹고 평온한 시간이 되면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정말 좋다.
노력
사실 금주는 금연보다 쉽다. 금단 증상이 담배보다 훨씬 덜하다.
이게 뭔 일이여? 갑자기 조회수가 급증했다. 조회수가 하루 종일 꾸준하게 오르더니 1900이 넘었다. 브런치 스토리를 오픈하고 처음 있는 일이라 놀랐다. 유입경로를 보니 다음 메인 홈&쿠킹에 '술 끊으면 살이 빠지는 이유'가 올랐다. 내 글이 다음 메인 페이지에 있는 게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