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술이 아닌 다른 즐거움을 찾는 건 나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다
사람들이 술을 계속 찾는 이유는 '酒=樂'이기 때문이다. 술은 곧 즐거움, 음주가 낙이다. 나도 그랬다. 즐거운 순간에 술이 있었고, 술이 있는 곳이 즐거웠다. 그래서 술을 찾게 됐고 그렇게 술이 곧 삶의 즐거움이 됐다.
술을 끊자 우울증과 공허함이 찾아왔다. 내가 세상과 단절된 또는 4차원 세계에 갇힌 것과 같은 공황 비슷한 증상도 느꼈다. 삶에서 즐거움 없어졌으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이때는 많이 무서워 '다시 술을 마실까'하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술이 맛있어라기보다는 살기 위해서 술을 마셔야 하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정신이 무너지기도 했다.
금주 26일 차에 접어든 지금. 다행히 우울도 공허함도 그리고 공황도 없다. 금주와 함께 찾아온 정신적 미약은 술이 주는 즐거움이 없었기 때문이었고, 나는 다른 즐거움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러닝과 등산 그리고 독서에 집중했다. 러닝은 숨이 꼴딱꼴딱 넘어갈 정도로 달리면 오히려 정신이 맑아지고 마음이 후련해진다. 등산은 너무 힘들어서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 힘듦의 끝에 성취감이 있다. 독서는 집중하게 한다. 우울증은 잡념의 사이에 숨어서 슬며시 다가오는데, 문자 판독과 독해에 집중하면 잡념이 사라진다.
술이 아닌 다른 즐거움을 찾는 건 술을 끊는 방법이라기보다는 나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다. 술을 끊기 전에 정신적으로 내가 무너지지 않도록 지키기 위해선 신체적 정신적으로 무장이 필요하다.
앞으로 운동과 독서 외에도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걸 찾아야겠다. 새로운 즐거움이 새로운 인생을 선사할지도 모른다.
금주 26일 차
변화
- 눈이 더 밝아진 것 같다. 초점을 맞추는 게 빨라진 느낌이다.
노력
- 비가 오니 한 잔 하고 싶어 무알코올 맥주를 마시려다 말았다. 그냥 참는다. 참는다. 참는다.
- 요즘 새로운 것에 집중한다. 자동차를 바꿀까 싶어 이차저차 찾아보고 옵션도 공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