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강아지 독점 인터뷰, TMI 대방출
안녕하세요? 저는 마루 보호자 시에나라고 합니다. 오늘은 저희 집 반려견 마루와 궁금한 점을 직접 알아보는 인터뷰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일단 사전 질문을 준비했는데요, 읽어보시고 더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답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에나: 마루님,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우리 독자님들께 오늘 마루님에 대해서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하는데요. 잘 듣고 답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 첫 번째 질문입니다. 마루님의 견종은 무엇인가요?
마루: 멍멍, 이렇게 저를 소개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셔서 영광입니다. 저는 초코 탄 장모 치와와입니다. 초콜릿 색이고, 털이 길어서 장모이고요, 치와와라는 품종이죠. 치와와는 털이 긴 장모 치와와 털이 짧은 단모 치와와로 나뉜답니다. 제 조상은 멕시코 출신이고요, 멕시코에 가장 넓은 지역인 치와와라는 지역의 이름을 따서 치와와라고 불려요. 세계에서 체구가 가장 작은 견종이지만, 매우 용맹하답니다. 분리불안은 거의 없고, 보호자를 지키고자 하는 충성심이 강해요. 치와와의 주요 감정이 분노(anger)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제 친구들이 화를 내는 모습의 영상이 자주 뜨던데(민망), 저는 사람을 좋아하는 치와와랍니다.
시에나: 맞아요. 기본적으로 사람을 잘 따르지만 또 가끔은 치와와의 본성이 나오던데... (웃음) 그 얘기는 좀 있다가 더 하기로 하고요, 그럼 나이와 성별은 어떻게 되시죠?
마루: 네, 저는 4살 남자입니다. 중성화 수술을 완료했고요. 강아지 나이와 사람 나이가 좀 다르다는 건 알고 계시죠? 일반적으로 강아지 나이에 7을 곱하면 사람 나이라고 하는데요, 그 계산법에 따르면 저는 28살입니다. 네이버에는 '강아지 고양이 나이 계산기'가 있는데 소형견의 경우 4년은 사람 나이로 34살이라고 합니다. 청년기로 활동량이 많은 시기라고 하네요.
시에나: 그렇군요. 28살과 34살은 6살이나 차이가 나는데... 저는 그냥 마루님이 28살이라고 믿고 싶어요. (하하) 마루 아빠는 마루 어렸을 때 얼굴이 어떨지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그때도 너~무 귀여웠겠죠? (하하하) 다음 질문은 이름과 뜻에 대해 여쭤보려고 해요. 마루님은 어떻게 '마루'라는 이름을 갖게 되셨나요?
마루: 저는 이때까지 5번의 보호자를 거쳤는데요... 하... 저도 마냥 쉽지 않은 과거가 있었답니다. 그 얘기는 차차 하기로 하고, 여하튼 제 첫 보호자가 저를 펫숍에서 데려와서 보니 자기 마룻바닥 색깔과 똑같았다고 해요. 그래서 직관적으로 제 이름을 '마루'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이 얘기를 하면 고작 그런 이유냐고 다들 김 빠져하시는데요. 마루는 순우리말로 다른 뜻도 있어요. 정상, 꼭대기, 최고라는 뜻이 있죠. 비록 바닥을 보고 지은 이름이라지만, 깊고, 높은 곳을 지향하는 뜻도 있다는 걸 기억하려고 해요. 그렇게 바라봐주시면 좋겠어요. 참, 제 성은 보호자 성 '김'도 '안'도 아닌, '강아지 강 씨'랍니다. 강마루라고 불러주세요. 멍!
시에나: 아, 강마루님! 새 이름을 짓기보다 익숙한 이름에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 좋네요. 마루 아빠는 콧소리를 첨가해서 마룽(누룽지인가), 저는 마롱(프랑스어로 먹는 '밤', 털 색이 밤색 같기도 해서)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마룽에게 마롱이 밀린 것 같아요. 마루라는 이름과 뜻이 잘 어울리는 당당한 강아지십니다. 자, 이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볼게요. 마루님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말씀 부탁드려요.
마루: 제가 좋아하는 건 일단 먹는 거예요. 저는 식욕이 왕성한 강아지랍니다. '식탐이 많은 개가 영리한 개다'라는는 풍문을 진실이라 믿고 있고요, 지금 보호자님께 한 가지 불만이 있다면 제 밥양과 간식량을 줄였다는 거예요. 이전에 살던 집에서는 치킨이며 족발이며 푸짐하게 먹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밥양도 2/3로 줄이고, 간식도 채소 위주니 까요. 다 제 건강을 위해서라는 건 알지만, 그래도 다이어트가 어디 쉽나요.
시에나: 맞아요. 쉽지 않죠. 하지만 우리 집에 온 후로 처음 동물병원에 가서 체중을 쟀을 때 4.65킬로였던 거 기억하시죠? 의사 선생님이 "마루처럼 뚱뚱한 강아지는..." 라셔서 그때 제가 충격받은 것도요. 떨리는 목소리로 적정 몸무게를 물어봤을 때 선생님이 살짝 민망한 얼굴로 "3킬로예요."라고 속삭이셨다고요. 다음부터 병원에 갈 때마다 0.1킬로씩 빠지고 있으니 선생님이 얼마나 칭찬해 주시던지! 이게 다 마루님의 무병장수를 위한 거랍니다. 어이쿠, 제 첨언이 너무 길었네요. 다음으로 좋아하시는 건요?
마루: 엄마, 엄마죠! (감동) 엄마는 밥도 주고, 산책도 시켜주고, 화장실도 치워주고요. 터그놀이도 자주 해줘요. 언제나 저랑 같이 있죠. 그래서 제가 엄마를 졸졸 따라다닌답니다. 몸은 침대에 있더라도 시선은 언제나 엄마 고정이지요! 때로 엄마가 외출하고 돌아왔을 때 반가운 마음에 입술을 핥는데 엄마는 별로 안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렇지만 그건 저를 낳아주신 엄마가 저에게 해주셨던 최고의 애정의 표현이랍니다.
시에나: 아아, 감동이에요. 요즘 마루님에게 특별한 애정을 받고 있어 행복합니다. 아무래도 집에서 일하는 엄마와 같이 있는 시간이 많으니 그런 것 같아요. 입술뽀뽀는 제가 좀 더 적응해 볼게요. (웃음) 근데 마루님은 저뿐 아니라 아빠 형아들 사랑도 듬뿍 받고 있지요. 혼자서 돌보기보다 가족들이 다 같이 나눠서 같이하니 부담은 줄어들고 더 즐겁게 돌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럼 마루님이 싫어하는 것도 몇 가지 얘기해 주실 수 있나요?
마루: 음... 제가 싫어하는 건 산책 전에 옷 입는 거요. 요즘 날씨가 추워져서 따뜻한 옷을 입고 나가야 하는 것 알고는 있지만 저는 영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산책 갈까?" 말이라도 나오기가 무섭게 침대 밑으로 숨어버립니다. 결국 "잡았다, 요 놈!"하고 잡혀서 순순히 몸을 내어주게 되지만요. 막상 산책을 나가면 냄새 맡을 거리도 많고 즐거워요! 그리고 싫어하는 건 제가 침대에서 쉬고 있을 때 건드리는 것, 인간들도 그렇지 않나요? 저도 똑같답니다. 또 하나, 엄마아빠에게 안겨있을 때 형아들이 와서 만지는 거죠. 형아들도 좋아하지만 엄마아빠를 독점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이럴 때는 "으르렁!" 하는 걸로 제 의사를 표현합니다. 그럴 땐 제 의사를 존중해 주셔요. 멍멍!
시에나: 네, 마루님, 잘 알겠습니다. 좋은 것도 싫은 것도 명확한 멋진 강아지네요. 장시간 인터뷰해 주시느라 고생하셨고요. 오늘은 특별히 북어껍데기 간식을 넉넉히 드리겠습니다. 맛있게 드시고요,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정중히 맞절)
* 독자님들, 마루와의 인터뷰 어떠셨나요? 본격적인 에피소드의 향연이 이어지기 전에 마루의 TMI 대방출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추가 질문 대환영! 그럼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 마루의 반려인, 시에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