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 위한 행위가 아니기를

하누만아사나, hanumanasana

by 이일영


요가를 하다 보면 욕심나는 자세도 있고 꼭 하고 싶은 자세도 있기 마련이다.

내가 처음 요가를 시작한 계기는 물론 체중감량에 좋다는 소리를 듣고서 였는데 몸으로 경험해본 결과 체중감량의 90%는 식단에 있다 보니 요가가 썩 효과적이라고는 하지 못하겠다. 물론 이것은 전적으로 내 의견일 뿐, 요가로 날씬해지신 분들도 많으니 그건 개인의 차이일 것이다.


3년쯤 전부터 아쉬탕가 요가를 접하고 그 운동량에 놀라서 이건 진짜 살 좀 빠지겠다 싶어 요가원을 꽤 열심히 다녔는데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아쉬탕가 요가라는 것이 초보자가 할만한 수련은 아니다. 동작도 어렵고 동작 사이사이에 들어가는 빈야사와 모든 동작을 외워서 해야 하다 보니 아쉬탕가 수련을 처음 하는 사람들은 옆사람들의 동작을 힐끔거리기 바쁘다. 나는 아쉬탕가를 접히기 전에도 여기저기서 요가 수련을 듣고 혼자 책도 보면서 공부를 한 후에 접했던 것인데도 불구하고 초반에는 뭐 이런 요가원이 있나 했을 정도였다.


한 석 달 요가원을 다니면서 아주 열정적으로 아쉬탕가 공부를 했더랬다.

키노의 책도 찾아보고 조이스 파타스의 수업도 유튜브로 보면서 정말 일주일에 사나흘은 아쉬탕가를 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 머리 서기도 성공하고 우드르바다누라아사나 같은 후굴도 많이 좋아졌는데 가장 큰 발전이 있었던 것은 집 앞 헬스장에서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면서부터였다. 헬스장에서 하는 요가 수업이니 큰 기대없이 갔는데 전통 아쉬탕가 수업을 하고 있었고 나는 오랜만에 만난 선생님이어서 이때도 아주 열심히 참석했다. 이 헬스장에 다니는 동안 드롭 백, 컴업도 성공하고 숩타쿠르마아사나도 경험해보았으니 내게는 아주 좋은 선생님이셨다. 그런데 이 선생님과도 인연이 되지 않으려고 했던 것인지, 요가 선생님과 회원들 간의 마찰로 4개월쯤 함께 수련한 후에 헤어지게 되었는데, 그 이후에 오신 한 달 정도 함께 한 선생님은 해부학에 중점을 두고 자세교정을 아주 디테일하게 해 주신 분이셨다. 여러 선생님을 거치면서 요가에 더 재미가 붙었고. 코로나로 인해 요가원이든 헬스장이든 가기 어려운 지금 시기에 다시 홈 요가를 시작했던 것이다.

꽤 오랫동안 홈트레이닝을 해왔는데 대부분 인터벌 트레이닝과 맨몸 근력운동을 했던지라 근육이 많이 짧아져있는 상태였다. 요가를 다시 시작할 때도 힘들었지만 선생님의 핸즈온 없이 하는 지금 수련이 아주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그래도 주 6회 요가를 하고 있고 그 기간에 하루는 꼭 아쉬탕가 수련을 하려고 하는데 요즘은 이런저런 요기들의 사진을 보면서 고난도의 동작에 욕심이 생긴다.


그리하여 오늘 또 하고 싶은 동작은 바로 이, 원숭이 자세, 하누만 아사나

극강의 스트레칭 동작으로 골반 정렬이 맞춰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동작이다. 몸을 한참 데우고 나서 시도해야 하는 동작인데 성격이 급한 나는 또 바로 해보고 싶어 도전했다가 골반근육이 찢어지는 듯한 느낌까지 느껴보았다. 요가는 어떤 동작이든 무리하고 빨리 이루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급한 성격은 잘 고쳐지지가 않는다. 하누만아사나는 숨이 헉하고 막혀서 자세에 앞서 많은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완성 동작으로 자랑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것. '나 이동작도 되잖아. 나 멋있지?' 하고 자랑하는 게 요가가 아닌데 자꾸만 나는 자랑하고 싶은 요가가 하고 싶다. 보여주고 싶고 발전하고 싶다.


물론 가장 완성하고 싶은 것은 아쉬탕가 요가 풀 프라이머리 시리즈인데 아무래도 이건 새로운 스승님을 찾아 핸즈온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아. 어서 이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아쉬탕가를 혼자 수련하기 위해 매트 위에 오르기까지 많은 번뇌가 들어온다. 다른 요가는 그렇지 않은데 유독 아쉬탕가 수련은 왜 이렇게 시작이 어려운 것이지 그만큼 하고 난 후의 개운함은 말할 수 없이 좋은데 말이다.


하누만 아사나

하체의 부종과 골반 신경통에 좋고 종일 앉아서 일하는 나와 같은 사무직군에게 아주 좋은

더불어 아주 어려운 동작이다.


절대 보여주기 위한 행위로써 접근하지 말자.

오롯이 나를 위한 수련으로 접근하기를, 매 순간 매트 위에서 정진해 보자. 하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준비운동이 제일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