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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치팅데이, 그리고 그 후

어쩌다 성공한 다이어터의 치팅데이

by 최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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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 3,095kcal 이라니...


나이 차이가 좀 나는 후배가 모처럼 찾는다기에, 동네 맛집 세 군데를 들러 가며 맛난 식사와 음주를 즐겼던 지난 금요일 이후 며칠 뒤인 오늘, 뒤늦게나마 식사 기록을 남기려고 그날 뭘 먹었던가 기억을 헤아리며 입력을 해 보니, 돈가스와 함께 한 파스타를 빼고서도, 또 알 길이 없는 곱창전골의 칼로리를 대충 넣었음에도, 거의 칼로리 폭탄에 해당할 만큼의 열량과 나트륨을 먹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제대로 꼬박꼬박 입력했다면 적어도 저것의 2배는 더 먹었으리라)


이른바 치팅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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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안주를 앞에 두고 어찌 술이 안 넘어갈 수가 있겠는가 말이다.


Screenshot_20221018-173055_Samsung Health.jpg 열량도 어마어마하지만 지방과 나트륨도 어마어마하다


다음날인 토요일에는 해장한답시고 쌀국수를 먹었음에도 숙취인지 허기인지 잘 알지도 못할 배의 신호에 그저 눈에 보이는 것을 흡입하다 일요일 오후 겨우 정신을 차리고는 모처럼 강둑 걷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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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낙엽이 지기 시작한 것을 이제야 느끼며 헛둘헛둘 빠른 걸음으로 걷다 보니 어느새 10km를 훌쩍 넘어선 거리. 온몸이 흠뻑 젖은 기분이 좋아 다음날에도 어제 걸었던 그 감흥이 더 살아나 강둑을 한 번 더 걸어 전날보다 더 멀리 걸어갔다 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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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shot_20221018-173207_Samsung Health.jpg 이틀 동안 많이도 걸었고나...
20221016_191222.jpg 변함없는 식사, 밥/닭가슴살/김치
20221017_102210.jpg 한입 닭가슴살과 양파
20221018_100301.jpg 양파 라면과 한입 닭가슴살 그리고 김치


늘 변함없는 닭가슴살과 김치와 밥을 먹었던 이틀과, 닭가슴살과 김치와 라면을 먹었던 오늘 아침까지, 감히 체중계에 올라설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틀을 내리 10km 이상을 걸었고, 왠지 잠을 잘 잤던 요 며칠의 기분 탓일까, 아침이 되자마자 체중계에 올랐더니, 어라 !


분명히 늘어 있어야 할 몸무게는 그대로인 데다 점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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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처음 재었던 체중계의 종합점수는 말도 안 되는 60점 밑이었는데, 오늘 아침의 건강보고서 종합점수가 99점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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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지수가 초록색으로 들어와 있는 것도 신기하지만, 최근 몇 달간 95~98을 오가던 점수가 오늘 단번에 99점이라니 폰을 들여다보면서도 믿기지가 않았다.


원래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치팅데이를 핑계 삼아 잘 움직이고 잘 자고, 평소대로 잘 먹었던 결과일까. 성공한 다이어터는 이래서 하루하루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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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필자는 20kg+ 이상을 감량했지만 소위 바디프로필을 찍을 정도의 몸매는 아니다. 하지만 필자는 여전히 지금의 내 몸을 자랑스럽다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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