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홀로 크는 사람은 없기에
진열대에 소담스레 놓인
이름도 가지각색인 빵들과
투명한 쇼케이스에 화려하게 자태를 뽐내는
예쁘장한 조각케이크
매일 제 자리 한켠을 차지하고
잠시 비워졌다가, 다시 채워지고
눈에 반복되는 그 충만한 기쁨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뛰는 설렘을 주는데
한편에선 분명 달지만은 않을 버터향 맡으며
이 아름다움을 위해 애쓰는 고된 열정이 있을 거라
생각하니 마음 한켠에 새삼 숭고함이자리한다.
작은 완성작을 내놓기 위해 얼마나 애썼으랴
하물며 큰 사람을 만들기 위해 그 주변의 수고는
말에 담기엔 그 크기가 너무나 크겠다.
제 홀로 완성되는 물건,
제 홀로 크는 사람이 없기에
우린 모두 다 누군가에게 소중하게 자리해 있다.
오늘도 그 소중함으로 하루를 지켜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