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이란

같이, 함께 멀리 갑시다

by 박근필 작가

어떤 일을 해도 자의식과 죄책감이 동반됐다.

내가 하는 일이란 그저 타인을 빛내주는 일인 것 같아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서,

그런 마음을 갖는 것이 동료들에게 죄스러워서.



결국 내가 주인공이 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 문제일까.

그런데 대체 '주인공'이란 뭘까.

누가 인정해 주고 알아봐 주면 주인공이 되는 걸까.

사람들이 박수를 쳐주면 내가 하는 일의 가치가 달라지는 걸까.


(중략)


'다른 사람의 책을 홍보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이웃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 많은 이들에게 전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두 사람이 일에 임하는 태도는 얼마나 다를까.

두 사람이 느끼는 긍지의 밀도는 얼마나 차이 날까.



확실한 건, 전자는 죽었다 깨어나도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주인공이 된다는 건 업의 종류나 타인의 인정이 아닌,

내가 나의 일을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이 이미 내 옆에서 증명해오고 있었는데,

그걸 무심히 지나치고 있었다.

틀린 문제의 답을 열심히 구하고 있던 나에게 제동을 걸어준 것은

그 겸허한 메일이었다.



오랫동안 고민하던 것의 답치고는 조금 시시하지만

'다 마음 먹기에 달린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 신혜원, <오늘도 밑줄을 긋습니다>





대부분 본업으로 삼고 있는 직업이 있으실 겁니다.

그 업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겠죠.

다른 사람들에게 이목을 끄는 업,

다른 사람들에게 눈에 잘 띄지 않는 업.

본인이 주도적으로 일(업무)을 이끌어 가는 업,

타인의 주요 일(업무)을 서포트해주는 업.



비유를 하자면,,

가수와 코러스.

스타와 매니저.

감독과 (보조) 스텝.

책 원작자와 번역자.



코러스는 가수처럼 무대에서 잘 보여 관객에게 주목을 받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곡이 아닌 타인의 곡에 참여한 것이니 조연의 인생일까요?

매니저는 스타처럼 본인이 유명해지거나 작품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아니니 조연의 인생일까요?

(보조) 스텝은 자신이 직접 작품을 구상하고 만드는 것이 아닌 참여를 한 정도라 조연의 인생일까요?

번역자는 자신의 글을 쓴 것이 아닌 타인의 글을 단지 번역한 것뿐이라 조연의 인생일까요?



가끔은 살아가면서 자신이 삶의 주인공이 아니라 마치 주변인처럼 느낄 때가 있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이 보잘것없고 하찮게 느껴질 때.

물론 저도 경험이 있습니다.



나의 인생에 내가 주인공이 된다는 것은

업의 종류나 타인의 인정이 아닌,

내가 나의 일을 어떻게 정의하고 생각하는지에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다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죠.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남이 알아봐 주지 않아도,

내가 빛나는 일이 아닌 타인을 빛내주는 일이라도,

내가 나의 업을 소중히 여기고 가치 있게 생각한다면,

모두 다 각자의 인생에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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