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겨울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Winter is coming. 겨울이 오고 있다. <왕좌의 게임>이 흥행하면서 인기를 끌게 된 말이기도 하다(정작 본적은 없다). 겨울에 쓸 장갑을 서랍 깊숙한 곳에서 찾아서 세탁을 해 둔지도 좀 되었다. 단풍이 들기 전에 첫 눈이 내리던 즈음에 추워져서 가을을 건너뛰려나 싶어서 준비했었다. 단풍이 물들 수 있게 가을다운 날씨가 다시 돌아왔고, 이제 바람따라 비처럼 내리는 낙엽을 보면서 겨울이 오고 있음을 느낀다.
그런데 언제부터 겨울일까? 올해는 수능한파도 없이 따뜻했는데 11월 중순이면 추워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 기후 온난화로 많은 것들이 변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제부터 겨울이다 하는 기준은 있을 것이라 찾아보았다. 기상학적으로는 9일간의 일 평균 기온이 5도 미만으로 내려간 후에 다시 올라가지 않을 때, 그 첫 날이 겨울의 시작이라고 한다. 그럼 9일이 지나서야 “9일 전에 겨울이 시작되었어요”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천문학적으로는 양력으로 1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동지부터 춘분의 기간이라고 하고, 절기상으로는 입동부터 입춘전까지의 기간을 말한다는데 왠지 길어지는 겨울(과 더 길어지는 것 같은 여름)을 반영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절이 변하면서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 되는 것 같다.
작년에는 따뜻하게 보내야 해서 보일러를 많이 틀고, 건조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가습기도 쉬지 않고 돌렸다. 겨우내 매 달 10만 원 이상 높아진 관리비(그 중에서 난방비의 비중이 엄청 높아진)를 냈다. 올해는 일찍(?) 준비를 시작해서 추위가 시작되면 제일 먼저 시린 발목을 위한 발목토시와 겨울 초입에 입을 실내복 겸 잠옷을 두 벌 준비해 두었다. 더 추워지면 곰 같이 둔해지지만 따뜻한 잠옷이 등장할 것이다. 난방도 적당히 하겠지만 작년보다는 관리비를 낮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어린 시절 추운 겨울에 북쪽으로 올라와 친척집에 가서 자던 기억속에 겨울이 있다. 구들장을 엄청 뜨겁게 하고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 쓴 다음에 환기를 위해서 살짝 열어둔 창문으로 들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머리와 코만 시리도록 해주던 기억이 난다. 어릴때는 추운 겨울에 왜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해야 하는지 잘 몰랐지만, 지금은 추워도 열심히 환기를 하려고 노력한다.
내일부터 다시 며칠 간 기온이 내려가서 영하로 떨어진다는데 겨울이 오는 소리를 잘 듣고 준비해야겠다.
20251114. 1,213자를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