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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작은 루틴

결심은 12월에도 할 수 있다.

by 이웃의 토토로

7시부터 10시 사이에 자유롭게 출근하고 점심시간을 포함해서 9시간 후에 퇴근할 수 있는 자율출퇴근제를 운영중이다. 매일 잠들기전에 내일은 몇 시에 갈까 생각을 하고 알람을 맞춘다. 몇 년 동안은 9시반 전후로 회사에 도착해서 6시반을 지나서 퇴근을 했다. 12월은 주차를 할 수 있으니 일찍 출근해서 빨리 집에 오자고 생각했다.


6시52분에 집을 나서서 7시반에 자리에 앉았다. 출근하는 차들이 막 나오기 시작할때라 비교적 빠르게 판교에 도착했다. 집 앞에 있는 성당 탑의 불빛이 어둠속에 보였다. 평소라면 알람이 울리고 있을 시간인데 놀라운 변화다. 일찍 가면 7-4를 하는 몇몇 개발자들이 나와있지만 비교적 조용하고 집중할 수 있다. 한참 일한것 같은데 시간은 9시 좀 지나고 배가 고파온다는 것이 단점이다.


원두를 갈아서 드립을 하고 자리에 앉아서 따뜻하게 커피를 마시면서 한 주를 시작했다. 지난 달까진 아침으로 커피와 빵을 먹으며 뉴스레터를 먼저 확인했다. 읽을 자료가 많고 추가로 검색을 해서 더 많은 정보를 찾을때면 오전이 다 지나가기도 했다. 점심을 먹고 오면 몸도 무거워지고 피도 배로 가서 두뇌 회전을 하기엔 부담스러웠다. 3시가 넘어가야 오후의 워밍업이 되는 느낌이랄까.


출근한 직후가 노이즈가 없어서 머릿속 생각의 창고가 가장 깨끗한 시간인데 밤새 쌓인 새로운 정보(필요한 건지 아닌지 아직 판단하지 못한)를 마구 집어넣다보니 정리가 안되는 느낌이었다. 오전에 해야할 작업을 하는 쪽으로 순서를 바꿨다. 아직 어떤 날은 먼저 이메일을 보기도 하고 작업을 하기도 하고 왔다갔다 하고 있다. 적응하고 나면 집중하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나서 커피를 마시다가 하루 세 끼의 식사를 다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 수만 있다면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점심은 적당히 때우고, 저녁은 일찍 먹되 배부르게 먹지 않는게 필요한데, 반복적으로 지키기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먹는 것으로 건강하려면 필요한 일이다.


겨울에 바깥에 잠시 나갔다 오는 것도 몸을 움츠리게 하기에 계단을 좀 더 걸어야겠다. 회사 계단으로 한 층을 걸어 올라가면 12칸 다음에 180도를 돌아서 다시 12칸이다. 한 층에 24계단이라 4개 층을 걸어올라가면 96계단이다. 여름부터 계단을 걸어올라가는 운동을 하는데 처음에는 두 층 반을 올라가면 힘들었지만 지금은 96계단을 허벅지가 아프다는 느낌 없이 그냥 올라간다. 층을 좀 더 늘려서 세 자리수의 계단 오르기를 알람으로 맞춰야겠다.


20251215. 1,256자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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