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은 나를 사랑해주는 아이

흔들리고 무너지는 나를, 그래도 변함없이 안아주는 작은 거인

by 유진오

나는 매일 완벽하지 않은 나를 마주하며 산다.

아침부터 짜증을 내고, 아이의 징징거림에 애써 마음을 다잡다가도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모든 걸 부드럽게 감싸주고 싶었다.

아이 앞에서는 언제나 포근하고, 여유 있는 엄마이고 싶었다.

그런데 현실은, 감정이 먼저 앞서고, 아이의 눈에 금세 눈물이 맺히는 걸 보게 되는 날이 더 많다. 그럴 때마다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후회한다.

왜 이렇게밖에 못할까.

왜 아이 앞에서도 조금 더 참지 못했을까.

아이를 울게 만든 내 모습을 되짚어보며 스스로를 끊임없이 책망한다.

다정한 엄마가 되고 싶었던 순간들은 하루의 끝자락에서 늘 무너져 있다.

그런데도 그런 나를 아이는 여전히, 변함없이 품어준다.

어떤 날은 웃으면서,

어떤 날은 토라진 얼굴로,

어떤 날은 아무 말 없이 품 안으로 파고들면서.

아이의 사랑은 계산이 없다.

아이의 마음은 조건이 없다.

내가 스스로를 미워하고 있을 때,

아이의 작은 입술이 툭, 말한다.

“엄마가 제일 좋아.”

“엄마 최고야.”

“엄마, 너무 사랑해.”

너무나 자연스럽고,

너무나 가벼운 말처럼 툭 던져진 그 말들에

나는 오히려 숨이 멎을 것처럼 먹먹해진다.

나는 가끔 그 말들을 온전히 받아들이기가 두렵다.

'정말 괜찮은 걸까?'

'이런 엄마인데, 이런 나를 정말 최고라고 생각하는 걸까?'

내 안에서는 미안함이 솟구치고, 자격 없는 사랑을 받는 것 같은 서글픔이 밀려온다. 하지만 아이는 망설이지 않는다. 내가 다정했을 때만이 아니라, 흔들리고, 서툴고, 심지어 미안해진 순간에도 아이는 망설이지 않고 내 품으로 달려온다.

완벽해서 사랑받는 게 아니었다.

존재 그 자체로 나는 이미 사랑받고 있었다.

아이는 내 인내심 점수를 매기지 않는다.

아이는 내가 몇 번이나 짜증을 냈는지 기록하지 않는다.

아이는 내가 어떤 감정 속에 있든지 엄마라는 존재 자체를 믿는다.

엄마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걸 알고, 그걸로 충분해한다.

나는 아이 덕분에 조금씩 배우고 있다.

사랑은, 모든 기준을 통과해야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사랑은, 부족한 모습까지 품고 가는 일이라는 걸.

그리고, 나 스스로를 조금은 덜 몰아붙여도 된다는 걸.

완벽하지 않은 나를 매일매일 변함없이 사랑해주는 아이를 보면서 나도 나를

조금 더 다정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여전히 서툴다.

때로는 무너지고 감정에 치여 아이에게 미안해지고 또 후회하고...

그러다 다시 다짐한다.

그 반복의 하루들 속에서도 나는 하나를 확실히 느낀다.

아이에게 나는 흔들리면서도 여전히 사랑할 수 있는 엄마라는 것.

어쩌면, 아이를 키우는 이 시간들은 아이만 키워내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고 미완성인 나를 조금씩 단단하게 키워나가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오늘도 나는 완벽하지 않은 나로 아주 작고 천천히, 사랑을 배우며 살아간다.

그리고 내 곁에는 흔들리고 무너지는 나를 그래도 변함없이 안아주는 작은 거인이 있다.

그것만으로, 나는 다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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