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흔들리지만, 그래도 나아가는 걸음
아침은 늘 정신이 없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하루가 나를 앞질러 달리기 시작한다.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기쁨이면서도, 동시에 온몸을 쥐어짜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다.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잠시 고요한 시간을 맞이할 때도 있지만 아이의 작은 발소리가 다시 집안을 채우는 순간, 내 안의 고요함은 언제나 조용히 사라진다.
그래도 나는, 이 안에서 멈춰 있지 않다.
여전히 아이의 떼쓰기와 울음에 마음은 쉽게 흔들린다.
버텨보려 애쓰지만, 마음 한구석은 여전히 출렁인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 출렁임이 조금 다르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조금 천천히 내뱉으면서 아이를 바라본다.
그리고 담담하게, 조용히 말을 건넨다.
“우리, 조금만 진정하고 이야기해볼까?”
“뭐가 우리 똥강아지를 이렇게 슬프게 했을까?”
예전 같으면 아이의 울음에 나도 함께 무너졌을 텐데,
지금은 그 울음을 가만히 바라볼 수 있다.
때로는 아이의 떼쓰는 모습에 작게 웃어 넘기기도 한다.
“참, 우리 똥강아지도 참 열심히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구나.”
스스로도 신기하다.
나는 여전히 서툴고, 감정이 벅찰 때도 많지만 조금씩, 천천히
엄마로서 나아가고 있다. 상처를 받는 순간이 여전히 있지만,
그 상처를 꿰매는 방법도 예전보다 조금은 알게 되었다.
급하게 봉합하지 않고 내 속도로 조심스럽게 천천히 아물게 하는 방법.
아이를 키우는 것은 단지 아이만 자라는 일이 아니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나도 함께 내 안의 어린 나를 키워오고 있었다.
아이 덕분에 나는 내 안 깊숙한 분노를 마주할 수 있었고,
아이 덕분에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었고,
아이 덕분에 스스로를 덜 다그치고, 나 자신을 조금 더 믿어보려
노력할 수 있었다.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
여전히 흔들리고 감정에 무너지는 날도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느낀다.
오늘의 나는 어제보다 조금 더 단단하다.
흔들리면서도 다시 일어서고, 다시 품고, 다시 살아가는 나를
나는 조용히 안아본다.
그렇게 오늘도 나는 엄마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조금씩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