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흔들리면서도, 우리는 함께 자란다

by 유진오

아이를 품은 그날부터 나는 매일 흔들렸다.

조금 다정하고 싶었고, 덜 화내고 싶었고,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무너지고, 후회하고, 다시 일어서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아이를 키우는 시간이 내 삶을 온통 채웠지만,

그 안에서 나는 어느 순간부터 나를 잃어버리고 있었다.

'엄마'라는 이름만 남고, '나'라는 사람은 점점 희미해졌다.

그래도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이나, 나를 지키고 싶었다.

조금 서툴러도, 천천히라도, 다시 나를 찾아가고 싶었다.

육아의 한가운데에서 나는 매일 나를 다시 만나야 했다.

아이를 안아주면서,

아이에게 화내고 후회하면서,

아이와 함께 웃으면서,

나는 나를 조금씩 알아갔다.

그렇게, 아주 조금씩 알게 되었다.

완벽할 필요는 없다는 것.

조금 흔들려도 괜찮다는 것.

아이를 사랑하면서, 동시에 나 자신도 사랑해도 된다는 것.

지금 나는 여전히 서툴다.

아직도 자주 무너지고, 자주 미안해진다.

하지만 예전보다는 조금 더 다정한 마음으로 나를 안아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면 충분하다고 조용히 말해줄 수 있게 되었다.

육아의 틈에서 나는 나를 다시 만났다.

흔들리는 하루하루 속에서도 우리는 함께 자라고 있었다.

그리고 이 삶이 비록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생각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는 것을 믿기로 했다.

오늘도 나는 아이와 함께, 나 자신과 함께, 천천히 걸어간다.

흔들려도 괜찮은 걸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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