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기 위하여
아이를 품으면서, 나는 한 사람의 인생을 처음부터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조금만 숨을 쉬어도 사랑이 가득 찰 것 같다가도,
어느 날은 아무렇지도 않은 일에 가슴이 무너져내렸다.
육아라는 세계는 그렇게 매일 나를 새롭게 흔들었다.
처음에는 그저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다.
사랑했고, 사랑하는 만큼 더 잘하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늘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나는 쉽게 지쳤고, 자주 무너졌고, 때로는 아이 앞에서도 마음을 다잡지 못했다.
책과 강의를 쫓으며 완벽한 엄마가 되기를 꿈꿨지만, 아침마다 아이의 짜증 한 번, 울음 한 번에 다시 바닥을 쳤다.
기대했던 '이상적인 엄마'와 매일 마주하는 '현실의 나'는 언제나 어긋나 있었다.
그런 날들이 이어지면서, 나는 문득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나는 누구를 위해 이렇게 애쓰고 있을까?"
"나는 엄마로만 살아야 할까?"
"나는 여전히, 나로서 살아가고 있을까?"
이 질문들은 때때로 아팠고, 때때로 고마웠다.
아이를 사랑하는 일과 나를 지키는 일이 충돌하지 않고 나란히 설 수는 없는 걸까.
나는 오래 고민했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작은 답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육아의 한가운데에서, 나는 나를 다시 만났다.
흔들리면서도 웃고, 무너졌다가도 다시 일어나는 시간 속에서 나는 아이만 키운 것이 아니었다. 나 자신도, 다시 키워내고 있었다.
이 책은, 그런 하루하루를 기록한 이야기다.
어떤 영웅담도 없고, 완벽한 육아 비법도 없다. 그저 사랑하고, 지치고, 후회하고, 다시 품는, 평범한 한 엄마의 나날들이 있다. 때로는 하루를 견디는 것만으로도 용기라는 걸, 때로는 흔들리는 그 자체가 성장이라는 걸 이 조용한 기록을 통해 전하고 싶었다.
나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
오늘도 아이에게 화를 내고, 후회하고, 또 다짐하며 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매일 조금씩 다정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아이 덕분에, 그리고 나 자신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작은 마음 덕분에.
이 책을 읽어준 당신에게, 조심스레 마음을 건넨다.
흔들려도 괜찮다고.
넘어져도 괜찮다고.
당신은 지금,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육아라는 긴 여정 속에서,
아이와 함께 웃으며, 나를 잃지 않고 살아가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2025년 봄,
따뜻한 햇살이 문턱에 머물던 어느 오후에.
유진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