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눈으로 본 멋진 관광개발과 콘텐츠 이야기
훗카이도(북해도)는 참 추운 곳이다. 위도로 따지면 블라디보스토크, 예벤 정도에 위치해 있으니 정말 추울만 하다. 그렇기 때문에 훗카이도는 겨울스포츠가 발달하기도 하고, 설경이 참 아름다운 곳으로 많이 알려지기도 했다.
훗카이도 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도시는 삿포로이다. 치토세 공항의 바로 옆에 있는 삿포로는 훗카이도의 도청소재지이니깐. 이외에도 러브레터 영화로 알려져 있는 오타루, 온천이 유명한 노보리베쓰, 아름다운 야경의 하코다테 등은 훗카이도에 가면 꼭 가봐야 할 도시들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후라노라는 지역이 각광을 받고 있다. 허브 농장이 유명한 이 후라노는 마을 자체가 모두 꽃밭으로 펼쳐지는 정말 아름답고 색깔있는 곳이다. 국내 허브 정원을 개발할 때 거의 대부분의 회사나 개인이 가서 참조한다는 후라노 내 가장 유명한 "팜도미타" 허브농장이 가장 유명하다.
사실, 여행자 입장에서 팜도미타도 감명깊었지만, 아직 꽃을 좋아할 나이가 아니므로 내가 더 관심이 갔던 시설은 다른 곳이었다. 바로 뉴 후라노 프린스 호텔의 부대시설인 "닝그루 테라스"였다.
닝그루는 일본어로 "닝글(Ningle)"을 소리나는대로 말한 단어이다. 닝글은 작가 쿠라모토 사토시의 저서 "닝글"에 나오는 훗카이도의 15cm 키를 지닌 "숲의 지혜자"이다. 바로 "요정"으로 보면 되겠다. 숲속의 요정이 살 것만 같은 이 닝그루 테라스에는 숲속의 여러 채의 목조 건물이 있고, 그 안에서 다양한 수공예품과 음식을 파는 장소이다.
끼약! 야경이 이쁘구나!!
닝그루 테라스를 가기 위해서는 뉴 후라노 프린스 호텔에 머무르는 것이 가장 편했다. 뉴 후라노 프린스 호텔에서 그저 걸어서 5분 정도 가기만 하면 된다. 특히, 닝그루 테라스는 야경이 아름답기 때문에, 숙소에서 쉬다가 어두어졌을 때 나와서 보면 불이 곳곳에 켜져서 저말 요정이 나올 것만 같은 닝그루 테라스를 볼 수 있다. 닝그루 테라스는 나무 데크로 걸을 수 있게 해놓고, 곳곳에 수공예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상점들이 들어서 있는 숲속의 상업시설이었다.
닝그루 테라스에 들어가면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한 독특한 수공예품들을 많이 전시해놓고 있다. 대부분의 수공예품은 각각의 상점에서 직접 만들고 판다. 대부분 지역의 장인이나 예술가들이 모여서 판매하고 있다는 이야길 들을 수 있었다. 어디에 가나, 똑같은 기념품이 보인다면 그 기념품이 괜찮아보여도 복제품과 같은 생각에 사기가 꺼려진다. 그런데, 닝그루 테라스는 모든 상점이 제각기 다른 물품을 팔고 있었으며, 그 물품도 다른 후라노 지역이나 훗카이도 전역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자연을 소재로 한 목각 인형, 풀을 활용한 피리 등이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수공예품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걷다보면 상점의 끝부분에 위치한 커피하우스와 술집도 있어, 상점을 거닐다 힘이 들면 잠시 들어가서 쉬며 음료를 즐길 수도 있다.
커피하우스에서는 커피가 아닌 가장 유명한 메뉴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야키 미루크"였다. 즉, 구운 우유라고나 할까? 진한 우유 위에 부드러운 생크림이 함께 나오는 그 맛은 정말 독특했다. 이렇게, 닝그루 테라스는 여기에서만 볼 수 있는 친자연적인 모습을 보고, 살 수 있는 즐거운 곳이었다.
닝그루 테라스는 그리 크지 않은 아담한 상점들이 모여 있는 어찌보면 평범한 상점들의 모임일 뿐이다. 또한, 우리나라에도 예술촌 등을 만들면서 지역의 예술가 등을 모아놓고 그들이 직접 수공예품을 만들고 팔 수 있게 하는 공간도 여럿 있다. 그러한 점에서는 닝그루 테라스는 그리 신선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닝그루 테라스의 가장 독특한 점은 숲속을 그대로 활용하여 상가들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숲에서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고, 마치 휴양림을 즐기듯이 개발을 하였다는 점! 다만, 휴양림이 계속 걷기에는 심심할 수 있는 점을 걸으면서 직접 수공예품 제작하는 것도 보고, 살 수 있게 하였다는 점은 상당히 의미있었다. 휴양림은 휴양림, 상가는 상가. 이렇게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숲속에서의 상가를 만들어 여러 여행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게 만들었다고 보여진다.
여기에, 판매하는 상품도 후라노 이 지역에서 나는 나무, 솔방울, 풀 등을 이용해서 제작하여 지역친화적이면서도, 자연 소재를 활용하였기 때문에 숲속에 상점이 있어도 큰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어디서 대량으로 떼어오는 것이 아닌, 지역의 예술가와 장인이 와서 이곳에서만 보고, 먹을 수 있는 것을 만드는 것! 그 소재가 바로 그 지역과 환경에서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철학은 매우 중요해 보였다.
여기에, 동선도 상당히 여행자 입장에서 방문하기에 좋은 장점을 지닌다. 묵고 있는 숙소에서 걸어서 갈 수 있다는 것은 산책하듯이 방문하여, 물건을 살 수 있게 해준다. 호텔 부대시설이 호텔 내부에 한 켠에 있는 것이 아닌, 외부에 숲속에 있는 모습이 오히려 더 자연스러웠다.
우리나라에서 과연 법적으로 이렇게 개발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다만 감성이 있는 숲속의 상점들은 친자연적, 친지역적, 친감성적이었다. 우리 역시, 아울렛을 개발하거나, 부대시설, 상업시설을 개발할 때 보다 창의적인 시선이 필요해 보인다.
이 곳은 저절로 걷고 싶게 만드는 곳이었다!
1. 숲속을 거닐며, 그 안에서 소소한 상점을 만나는 느낌이 너무 좋아!
2. 직접 만드는 수공예품을 만나니,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기념품을 살 수 있어!
3. 호텔에서 산책하며 걸어갈 수 있으니 쉽게 갈 수 있네!
4. 나무 데크를 통해, 통나무집에서, 나무 등 자연을 소재로 만든 기념품이 일관성이 있어 좋아!
1. 상업시설의 차별화는 배치로 부터! 밀집된 형태가 아닌 걷고 싶고 사고 싶게 만들기!
2. 호텔/리조트 부대시설로서, 자연을 활용한 부대시설을 개발!
3. 상업시설을 접근하게 하는 것도 감성을 이용하자!
4. 지역의 대표 장인과 예술가를 참여시켜 아이템을 차별화하기!
다음에 살펴볼 벤치마킹 여행지는?
이탈리아 로마 판테온 신전 인근에 있는 커피숍 "산 에우스타키오 일 카페"이다. 관광을 개발하는 사람 입장에서 커피숍에 대해서는 커피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보다 당연히 그 수준이 낮을 수밖에 없다. 산도니, 바디감이니.. 그런 것 알 길이 없다. 아직도 믹스커피를 사랑하는 나이니깐! 다만, 여행자 입장에서 느껴본 "산 에우스타키오 일 카페"에 대해서는 한 번 이야기해보고 싶다. 왜 그들이 그렇게 유명한지!
누가 투표하고 평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로마의 3대 커피숍으로 알려진 이 커피숍은 혼돈 그 자체이다. 다만, 그 혼돈을 뚫고 마신 커피는 내 생애 최고의 커피임은 분명하다. 로마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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