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애초에 시간과 거리를 잘 계산해야 했다.
일정을 하루만에 프레토리아부터 파노라마 로드를 모두 거쳐서 넬스프룻 근처의 사비에까지 가는 여정을 계획했다.
전체 거리로는 500km 정도.
음. 못 갈 것은 없었다.
그러나, 여긴 아프리카란 말이다.
남아공이 아무리 유럽과 같은 도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도,
한적한 지방도로로 갈수록 도로 공사가 많이 진행되고 있었다.
아니,
도로공사가 진행되기만 하면 다행인데,
군데군데 폭탄을 맞은 것처럼 도로가 파여 있었다.
빠른 속도로 운전하다가는 도로에 바퀴가 빠져 차가 고장날 것만 같았다.

이.. 이게 아닌데....
시간과 거리를 잘못 계산한탓에.
프레토리아부터 파노라마 로드 초입까지 진입하기까지 약 5시간이 소요되었다.
결국 9시 이전에 출발하였으나, 파노라마 초입 진입에 오후 2시경에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오늘 보아야 할 곳이
필수적으로는 쓰리 론다벨(Three Rondavels), 브크스 룩 팟홀(Bourke's Luck Potholes)은 봐야 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이외 피나클 락(The Pinnacle Rock), 갓스 윈도우(God's Window) 등은 시간 나면 가야겠다는 계획이었다.
아.. 이대로라면 하나 정도밖에 보지 못하겠다는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우어우어.. 어떻게 운전해 왔는데!!
게다가 파노라마 로드라는 명칭이
주변 경관이 매우 파노라마틱하다고 붙여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5시간 내내 파노라마는 개뿔!
도로 파인 것 피하느라 주변경관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도로가 점차 멀쩡해지면서, 표지판에 파노라마 로드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차량이 언덕을 지나는순간!
맙소사.
아름다운 블라이드 캐년의 모습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이토록 웅장할 수가!
지금까지 개고생 운전해서 온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모든 것이 용서되는 순간!!
블라이드 캐년을 보면서 첫 번째 목적지인 쓰리 론다벨에 도착했다.
단촐한 입구에서 입장료를 내고, 서서히 진입하는데.
블라이드 캐년의 웅장함이 눈에 서서히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주차를 하고나니, 몇몇 기념품 판매점이 있었다.
조그마한 산책로를 걸어 뷰 포인트로 향했다.
한 걸음. 한 걸음.
그렇게 5분 정도 걸었을까.
드디어 펼쳐지는 모습.
아..
말이 나오지 않는다.
이건 자연이 만들어낸 예술이었다.
세 개의 롯지가 산기슭에 만들어진 것과 같은 모습의 쓰리 론다벨!
론다벨이라는 말 자체가 아프리카의 전통적인 동그란 흙집을 의미한다.
정말 말 그대로 세 개의 집이 지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옆으로 펼쳐진 블라이드 캐년 리버.
아니! 왜 세븐 원더스 재단은 케이프타운 테이블마운틴을 정한 것인지!
블라이드 캐년 쓰리 론다벨이 오히려 훨씬 더 원더스적인데.
역시.. 이놈들.. 사기꾼!!
주위를 둘러보고 있으면 지역 관리자가 좋은 뷰포인트를 소개해주며 사진을 찍어주기도 한다.
그리고 하나하나 설명해준다.
저 바위는 라이언킹 심바 바위라고.
음.
우리도 이런 것 익숙하다.
저 바위는 거북 바위입니다. 저 바위는 선녀 바위입니다.
어찌되었건 사진 찍어준 답례로 20란드를 건넨다. (뭐 반드시 달라는 이야기를 하진 않았다)
이제는 빨리 다른 곳을 봐야 한다.
이미 3시가 다 되간다.
각 지역의 입장 마감시간은 오후 5시. 이젠 정말 빨리 움직여도 두 군데 정도밖에 보지 못한다.
그렇게 출발하여 20분 정도 간 곳은
사실, 블라이드 캐년에서 가장 유명한 지역인 브크스 룩 팟홀(Bourke's Luck Potholes)이었다.
원숭이들이 주차장에서부터 맞이해주고.
그렇게 또 10분 정도 걸었을까.
웅장한 물길이 나온다.
그리고 사진에서만 보았던 진기한 모습.
마치 거대한 사발모양의 구멍처럼 생긴 물길이 만들어낸 경관이 펼쳐진다.
진기한 모습에 말을 또 잃게 된다.
이제부터는 갈등이다.
빨리 이동하면 하나 정도를 더 볼 수 있는데.
그런데.
그런데.
배고푸다.
하루 종일 아무 것도 못 먹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을 포기하고, 공원 내 매점에서 샌드위치를 시켜먹는다.
아. 갓스 윈도우, 피나클 락이여. 그냥 구글 사진으로 봤다 치자!
사비에까지 가는 길은 약 50km..
멀지는 않았으나, 천둥 번개를 동반한 정말 굵은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숙소에 도착하는 길. 물이 불어나서 숙소 앞 도로가 침수되었다.
욕심내서 하나 더 보았다가는 정말 큰일날뻔 했다.
그렇게 하루만에 프레토리아에서부터 출발하여 파노라마 로드를 둘러보는 일정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오늘의 교훈!
허허.
까짓. 조금 남겨두어야 다음에 다시 또 남아공을 오겠지.
마지막!
혹시 가실 분을 위한 팁 하나!
이 곳이 음푸말랑가 지역인데, 위의 지도를 보고 쭉 이동하면 편하다.
혹시 넬스프룻에서 출발하는 거라면 아래에서부터 위로..
프레토리아나 요하네스버그에서 쭉 보고 크루거로 갈 거라면, 위에서 아래로부터 이동하는 것이 편하다.
다만, 블라이드캐년 윗쪽의 길이 2017년 1월 현재 공사중이고, 음푹 파인 곳이 있어 속도내기가 쉽지는 않다.
시간 여유를 갖고 이동하는 것이 편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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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