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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봉기 Nov 10. 2020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파타고니아

파타고니아는 칠레와 아르헨티나를 아우르는 남미의 가장 남쪽 지역을 말한다. 사람들이 파타고니아를 찾는 이유는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때문이다. 언젠가 전 세계 일주 여행을 한 선배가 남미에서 가장 좋았던 곳이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나서부터 남미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이었다.

토레스 델 파니에 국립공원을 가기 위해서는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비행기로 4시간 넘게 남쪽으로 내려와 남극이 얼마 안 되는 푼타 아레나스로 가야 한다. 그리고 다시 3시간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델 파이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조그만 어촌 마을 푸에르토 나탈레스가 나타난다.  



1911년 파타고니아에 양 목축업이 성행하자 양고기와 양모를 운반하기 위한 항구도시로 푸에르토 나탈레스가 성장하였다. 하지만 20세기 후반 양 산업이 쇠퇴하자 이 곳 사람들은 리오 투르 비오 탄광에서 일하기도 하였으며 현재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관광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푸에르토 나탈레스에 도착하여 호수를 낀 아름다운 마을 주변을 산책하다 보면 오랜 시간 여행의 피로가 말끔이 사라지고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다음날 아침 일찍 시작되는 델파이네 국립공원 투어 첫 번째 방문지는 밀로돈 동굴이다.



밀로돈 동굴은 빙하가 녹으면서 생긴 거대한 동굴로서 선사시대 인류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유적지로 이곳에서 1만 년 전에 서식하다 멸종한 3m 정도 크기의 초식공룡 밀로돈의 화석이 발견되었다.


 

과학자들에 의하면 밀로돈은 나뭇잎을 먹고 생활하였으며 잘 발달된 발톱은 나뭇잎을 먹는 동안 나뭇가지를 잡는 데 사용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밀로돈의 화석이 사람이 쓰던 물건과 함께 이곳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아 선사시대 사람들이 이 동굴에 거주하면서 밀로돈을 사냥해 동굴에서 먹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밀로돈 동굴을 나와 다음 목적지인 사르미엔토 호수에 도착한다.



사르미엔토 호수는 푸른 하늘과 하얗게 눈 덮인 산 그리고 드넓은 평원으로 파타고니아의 절경을 선사한다. 설산 오른쪽 끝에 그토록 염원하던 토레스 델 파이네 봉우리가 얼핏 보이기 시작한다.


사르미엔토 호수를 출발한 버스는 본격적으로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을 관람하기 위해 입구를 지나 대폭포로 향한다. 대폭포에 도착한 여행자들은 30분간 폭포 주변을 자유롭게 트레킹 한다.



위쪽에 있는 노르덴스크홀드 호수에서 흘러내려 페오에 호수로 흘러 내려가는 폭포는 수량이 풍부하고 물살이 빠라 보는 이로 하여금 환호성을 자아낸다. 폭포로 점점 다가가자 원시적인 자연의 소리와 옥빛의 호수 그리고 싱그러운 폭포의 물결이 여행자의 탄성을 모두 먹어버린다.


다시 차를 타자 버스는 다음 목적지인 아마르가 호수 전망대로 향한다. 아마르가 전망대에 서자 비로소 토레스 델 파이네의 웅장한 자태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화강암으로 된 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토레스 델 파이네의 토레스는 스페인어로 탑이란 뜻이며 파이네는 원주민 말로 파란색을 의미한다. 따라서 토레스 델 파이네는 창백한 블루의 탑을 뜻한다.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에는 규모면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산과 호수 그리고 빙하가 있다. 스위스의 알프스가 빛나는 청년의 여름 산이라면 토레스 델 파이네는 중후한 중년의 가을산이다. 또한 캐나다 록키산맥의 옥색 호수가 화려하다면 파이네 국립공원의 호수는 은은하고 품위가 넘친다. 무엇보다 깎아지른 3천 미터의 토레스 델 파이네의 장관은 스위스 마터호른 버금가는 풍광이다. 하얀 절벽과 검은 지붕의 형상을 한 토레스 델 파이네는 지구 최남단을 굳게 지키는 흉내 낼 수 없는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다.


아마르가 호수를 출발한 버스는 페호에 호수 전망대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탁 트인 전망 속에 점심을 즐기며 2시간의 자유시간을 가진다.    



페호에 호수에서 바라보는 토레스 델 파이네가 가장 가까우며 싱그럽다. 모두들 점심은 관심이 없고 절경을 즐기고 사진찍느라 정신이 없다.


간단한 점심식사를 곁들인 자유시간을 가진 후 오늘의 마지막 행선지인 그레이 호수 지역으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1 시간 동안 자유 트레킹을 갖는다.



입구를 지나 푸른 숲과 출렁다리를 건너면 푸른 그레이 호수와 모레 사장이 나온다. 그레이 호수는 그레이 빙하에서 흘러내린 물이 만든 빙하호이지만 호수 아래쪽 물빛이 회색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레이 호수라 부른다.



모레 사장을 지나 언덕을 오르면 남부 파타고니아 빙원에서 온 그레이 빙하가 여행자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는다. 물밀 듯 내려오면서 멈추었지만 멈출 수 없는 빙하의 강렬한 푸른빛이 여행자의 얼굴 위로 떠오르며 모든 시선을 압도한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은 고대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산과 에메랄드 빛 호수 그리고 거대한 빙하가 어우러져 지상 최고의 원시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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