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출근한다.
그리고 글을 쓰고
내가 쓴 글들을 들려준다.
- 미국 작가 필립 로스(Philip ROTH)
유리창 너머를 바라보아도
아무도 눈 뜬 이가 없는
맞은 편 아파트 유리창들만이 보이는
일요일 아침 7시 반을 향한 시각
비둘기들이 모이를 기다리는지
윗집 베란다로 날아든다.
길들여진 것은 비둘기만이 아니다.
소음의 공포를 못 이겨
눈뜬 새벽마다 각혈하는 손끝
떨려오는 아침을 맞이한다.
줄곧 누군가 전화를 해왔다.
독촉의 진땀마저 흐르는 불투명한 삶.
누군가 그랬다.
고대하는 만큼 절망도 큰 법이지만
기다리는 만큼 절실함도 커진다고.
누군가 그랬다.
절망은 희망의 어머니
불안은 평안을 살찌우는 씨앗.
나는 그걸 믿는다.
믿음 속에 하루가 간다.
빠르게 아주 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