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의 계절

by 오래된 타자기


새벽마다 손이 시렵다

손 시린 물에 감전된 듯


점점 하강하는 밤 기온에

어디쯤 새어 나오는 불빛마저 반가운


사람 사는 동네엔 적막감만이 감돈다

불법 침입자의 어둠 속


걷고 있었다

마냥 걸어가고만 있었다


어디쯤일지 모를 숲 한가운데서

길 잃은 승냥이처럼 울부짖는


한 밤이 다하고 불길한 꿈에서 깨어나듯

시린 새벽 촛불에 의지한 채


땀에 흠씬 젖은 불쾌한 순간만을

되풀이하는 병이 도질 때쯤


아 멀리도 왔구나

생명 다할 때쯤 깨달을 법도 한


세월 참 굴곡지다

계절이 또 바뀌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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