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저는 무언가를 키우기 좋아했기에 동물도, 식물들도 많이 키워왔습니다.
문뜩 어렸을 때의 기억도 나는데 딸기에서 씨앗을 빼서 심어 딸기를 키웠고 날씨가 쌀쌀해지니..
춥다고 따뜻한 물을 부었던 기억도 나고.. (결국 얼어 죽음..)
학교 앞 병아리를 사다가 닭까지 키웠던 기억도 납니다. 그 닭은 어느 날 저녁을 맛있게 먹고 나가보니 닭장에 없었다는 그런 만화 같은 이야기를 실제로 겪었지만요..
그렇게 어렸을 때부터 키우는 걸 좋아했기에 지금은 열대 과실수와 과실나무들을 좋아합니다.
감귤나무와, 슈가애플, 수리남 체리 등 열대나무들이 화분에 여럿 심어져 있기도 하고요.
올해는 석가 나무(슈가애플)에 드디어 열매도 맺혔더랬죠~~
이 나무를 기르게 된 사연이 있긴 한데 그건 담 기회에 다시 글을 올려 볼게요.
그리고 희망사항이지만 언젠가는 강아지를 데리고 다니면서 자그마한 농장을 사서 비닐하우스에 식물들을 잔뜩 키워보고 싶은 게 저의 꿈이에요.
사람들에게 식물 분양도 하고, 나무도 가꾸고 하는 그런 일 말이죠.
올해는 키우던 석가(슈가애플)에서 열매가 맺혔습니다. 이제 서늘한 날씨에 낙엽이 지네요.
원래 열매를 맺거나 결실이 있는 나무를 좋아했고 꽃나무나, 관상용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최근 들어 변화가 생긴 게 대전에 있는 한밭도서관을 지나다 클로버들이 돌틈사이에서 자라고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특히나 색깔과 문양이 너무 무늬가 선명하고 이뻐서 더욱 눈이 가기도 했지요.
그래서 사진을 찍으면서~
'저기 저 비좁은 틈에서도 살겠다고 자라는구나..'
하며 살짝 감탄을 했었고 잠시 앉아서 쳐다보다가 아는 분 중 네 잎 클로버를 기가 막히게 찾아내는 분이 계셔서 그분 생각에 잠시 푹 빠지기도 했습니다.
너무 색이 이뻐 찍게 된 돌 틈 사이의 세 잎 클로버들
그렇게 한밭도서관을 지나서 식장산을 향하다 보니 길 옆에 클로버들이 잔뜩 피어져 있더라고요.
그때 제 눈에 딱 들어오는, 정말 오랜만에 만나보는 네 잎 클로버! 순간 고민했죠..
'데려갈까? 말까?'
네 잎 클로버를 일부러 모으거나 하지 않지만 약간의 고민을 한 후 오랜만에 본 네 잎 클로버를 보관하고 싶어서 대려 오게 되었답니다.
오랜만에 발견한 네 잎 클로버! 원래는 사진만 찍으려 했어요.
하지만 말이죠.. 책 사이에 넣어서 이쁘게 말리려고 했었지만 순간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꽃이나, 나뭇가지 등을 꺾는걸 별로 좋아 하진 않거든요..
가지치기도 미안해하면서 나무 다듬을 때 사과하면서 자른답니다.
여하튼 마음이 좀 그래서.. 유리컵에 마리모를 키우는데 조금이라도 더 쌩쌩한 걸 보고 싶었고, 조금 더 살아 있어 주길 기원하며 잠시 담가 두게 되었어요.
마리모와 함께 넣어둔 네 잎 클로버
그런데 하루.. 이틀.. 일주일이 지나도 클로버가 시들지 않고 멀쩡하게 있더군요.
결국 3주 되는 날.. 한번 확인을 해봤더니..
이렇게 뿌리가 자라고 있지 뭡니까!
솔직히 기대하진 않았어요. 꺾인 줄기에서 뿌리가 나올 거라고 생각은 하지 않았으니 말이죠.
아마도 꺾을 때 제가 뿌리에 가깝게 꺾었나 봐요.
일단 오랜만에 엄청 신기하면서! 기뻤기에 '언제까지 물에 키울 수 없으니.. 일단 집으로 데려와 키워야겠다!' 하면서 이동을 하게 되었죠.
물에 담가 뒀더니 꺾인 줄기에서 자라나 온 뿌리
그렇게 이 네 잎 클로버를 대려 오고 흙에 심으면서, 지금까지의 과정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거 아시나요? 클로버가 저녁이 되면 잎을 오므린다는 걸요. 저는 몰랐습니다.
낯에는 활짝 펴고 밤에는 오므라들더라고요.
이 작은 클로버 한 줄기도 쉴 때는 쉬고..
살기 위해 뿌리를 뻗어 나가고..
정말 필사적으로 노력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는.. 어찌 보면 이 작은 풀 한 포기보다 열심히 살고 있지 않고 '우연'한 '행운'만 쫓아 온건 아닐까 싶습니다.
화분에 옮겨 심었다.
살다 보면 그렇죠..
우리는 사람 관계에서, 돈 관계에서, 일 관련하여 다양한 일들로 힘든 날이 참 많습니다.
그런 힘든 삶을 살고 있기에 반짝 찾아오는 '행운'을 찾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길가다 보이는 수많은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이 뭔지 아세요? '행복'이라고 하더라고요.
그중 몇 개 피지 않는 네 잎 클로버는 '행운'이고 말이죠.
우연한 '행운'을 위해 '행복'을 놓치지 마세요.
어쩌면 우리는 하나의 '행운'을 찾기 위해, 수많은 '행복'을 지나치고 있는 걸 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