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아주 구체적으로
나로 말하자면 아주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라 하고 싶다.
실상은 그다지 그렇지 않더라도 그런 체 한다.
되고 싶은 방향으로 생각해 보고 시도하다 보면 어느새 빈약한 상상력은 풍성해져 있다.
’그런 체‘의 힘이다. 그러려다 보면 그렇게 된다.
어린 시절 나의 꿈 일화를 이야기해야겠다.
만화를 좋아하던 16살 여자아이는 가당치도 않은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꿈꾸었던 것 같다.
이를테면 미래에 세 개의 각기 다른 그림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유명만화가가 되어있는데-한마디로 천재- 일찍 결혼해서 친구 같은 아들들을 둔다. 여기서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들들은 쌍둥이다. 그게 뭔가 멋있어 보였다. 그리고 나의 일상을 만화로 연재도 한다.(지금으로 치면 일상툰)
꽤 구체적으로 나의 미래를 상상했는데 현재 그럴싸하게, ‘얼추’ 이룬 것 같다.
물론 똑같진 않다. 아들들은 (남편도) 없는데 고양이들은 있다. 그리고 다양한 그림체로 작품 활동을 하고.. 일상툰을 그리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남편을 좀 구체적으로 그렸어야 했는데. 재산도.
16살의 꿈을 50살이 되어 돌아보니 그 허황됨에 헛웃음이 나면서도 내심 놀라고 말았다.
그때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되고 싶었고 그런 내 모습을 즐겁고도 진지하게 상상했다.
아무래도 그중 일부는 내 심상에 깊이 남아 그것을 향해 노력한 게 분명하다.
단언컨대, 지금이라도 되고 싶은 미래를 그림 그리듯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그려보길 바란다.
에이 그게 될까? 하는 마음속의 의문은 뻥 차버려라. 안될 건 뭔가.
그것은 인생에 지표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