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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ycat Oct 22. 2023

no.5      아주아주 작은 청소의 힘

나는 수도꼭지와 거울을 열심히 닦는다

왜냐하면 그것들이 반짝일 때 적어도 내가 아직은 괜찮은 사람으로 느껴진다.

누군가의 집에 가서 몰래 닦아본 적도 종종 있다. 

마치 내가 청소요정이 된 것처럼.

세상에는 청소와 정리가 힘든 사람들이 있다.

한때는 내 잠자리 반경으로 방 전체가 잡동사니와 쓰레기로 발 디딜 틈이 없었던 적도 있다. 

그 시절의 경험을 살려 청소 웹툰을 그려보기도 했는데, 꽤 뜻깊은 기록이었다.

나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성장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한 문제작이다.

우울증과 무기력으로 인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람에게는 침구 정리가 아주 중요한 설루션이라는 걸 아시는지. 

수도꼭지 닦는 것도 비슷한 효과가 있다.

거울과 수도꼭지를 반짝이게 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세면대도 같이 닦게 된다. 

어느 날은 변기 청소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지도.

청소 박사가 된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여전히 나는 청소와 정리를 잘 못한다. 

그래도 인생을 좀 더 열심히 살아볼까 싶을 때는 청소를 시작한다.

영어공부처럼 청소도 평생 공부라고 생각하면 마음은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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