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혹한기의 뉴욕
맨해튼 휘트니 갤러리를 다녀오던 길에 겨울 햇살이 내리쬐던 하이라인 파크에 홀로 앉아있었다.
점심으로 싸 온 주먹밥을 꺼내먹으며 오가는 사람들과 뉴욕 풍경을 구경하다가 문득 생각했다.
’ 나도 할 수 있구나 ‘
평소의 나라는 사람은 혼자서 여행은커녕 혼자서 식당엘 가느니 그냥 굶는 타입이었다.
그런 내가 미국 뉴욕,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다리 위에서 홀로 도시락을 까먹고 있다니.
이 여행 내내 내가 결심한 건 단 한 가지다.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하고 싶은걸 하자'
혹한기였다는 겨울의 뉴욕을 땀나도록 걷고 록펠러 타워 꼭대기에서 AR로 포켓몬을 잡기도 하고
가보고 싶은 장소에 맘 내키는 대로 머물며 가져간 수첩에 그림으로 남기기도 했다.
동행이 있었다면 타협하기 힘든 장소와 동선과 체류시간은 오롯이 나를 위한 여행이기에 가능했다.
비록 묵언수행자처럼 다니긴 했지만 말이다.
이후로 나의 세상은 예전보다 한 뼘 더 넓어졌다.
혼자 여행하는 것은 인생을 오롯이 내 취향과 속도로 즐기는 것과 흡사했다.
언제 또 갈지는 모르겠지만 고마웠어, 뉴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