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고양이가 진지하게 책을 읽고 있다
가까이 가보니 진지하게 사색에 잠겨있다.
책과 고양이와 사색. 뭔가 잘 어울린다.
때때로 고양이는 생각이 많아 보이고 그의 시간은 참으로 느긋하게 느껴진다.
부럽다.
사색해본 적 있으신가요?
사전적으로는 어떤 것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이치를 따지는 것이다.
사색을 하기 위해서는 조금 느린 시간이 필요하다. 그루브 한 음악과 둠칫대는 춤이 있는 클럽에서 사색을(물론 할 수도 있겠지)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요즘 도무지 사색에 잠기려야 잠길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소통은 또 어떤가. 친구와 대화를 하다 머릿속의 생각이 문장으로 완성되지 못하곤 한다.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 것은 다반사(이건 나이 탓일지도)고 어휘가 부족하자 표현이 어마하게 단순해진다. 그 답답함을 표현할 길이 없자 ‘대박’‘헐’ 같은 감탄사에 가까운 함축적인 줄임말로 답하기 일수다.
그럴 때마다 드는 생각은 ‘아 책 좀 읽어야 하는데’ 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시간을 들여 뇌를 위한 헬스를 하는 것과 같다. 그림을 보고 소리를 듣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뇌를 사용하는 것이다.
언제부턴가 사색은커녕 무엇인가에 몰입조차 어렵지 않았던가?
카페엘 가도, 경치 좋은 곳에서 산책을 하더라도 이내 스마트폰을 꺼내게 된다.
이대로면 인류는 공상 영화처럼 스마트폰을 눈이나 손에 심는 걸 정말 해낼 것 같다.
우리 집 고양이를 본받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