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일과 민주주의
권한 분배와 스스로 자라는 풀뿌리 애자일 정신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우리 기업은 애자일 조직입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우리 기업의 업무 권한은 팀원들에게 있고, 팀원들의 자발적인 권한 행사로 인해 운영됩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의 내용을 애자일을 선언한 기업에 비유해 보았다. 애자일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면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닮아있다. 내가 생각한 부분들을 하나씩 이야기해본다. 이론적인 민주주의보다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특성들을 바탕으로 한다.
1. 헌법 : 애자일 매니페스토, 12 원칙, 스크럼 가이드(Agile Manifesto, 12 Principles, Scrum guide)
우리나라는 헌법이 있다. 이 헌법은 법률보다 위에 있으며, 반드시 지켜야 하는 국가의 기본이자 핵심인 법이다. 그 외에 국민들이 살아가는데 지켜야 하는 법은 법률로 제정한다. 애자일에도 헌법처럼 반드시 지켜야 하는 사항이 있다. 애자일 매니페스토, 12 원칙이 명시되어 있고, 스크럼에는 스크럼 가이드가 있다. 이것을 지키지 않으면 각각 애자일과 스크럼이라고 할 수 없는 근본이 되는 내용이다. 이 내용을 기본으로 하여, 각 기업이나 조직이 자신들에 맞는 프로세스와 세부 규칙들을 만들어 사용한다.
2. 삼권분립 : 의사 결정 권한을 역할별로 분할
국가의 법을 제정하고, 판단하고, 그에 맞게 국가를 운영하도록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를 독립적으로 구성하여, 권력의 쏠림 현상을 방지하고 서로 견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애자일에서도 권한의 분배를 위해 수직적 조직을 수평적 조직화하는 점, 업무 결정 권한이 전통적 조직의 간부급 관리자에서 애자일 팀원들이 각자의 역할에 따라 갖는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스크럼의 역할로 빗대 보면 입법부는 프로덕트 오너, 사법부는 스크럼 마스터, 행정부는 개발팀과 같은 특성이 있다.
3. 풀뿌리 민주주의 : 제품 이용자가 업무 결정에 가장 큰 요인
민주주의의 한 형태로 국민들의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져 국정 운영에 반영하는 풀뿌리 민주주의. 이것은 이용자를 제품 개발에 중요한 협력 관계로 존중하고, 그들의 목소리가 업무의 요구사항 결정이나 우선순위 반영에 큰 역할을 하는 애자일의 특성을 연상케 한다. 애자일 조직 내에서도 팀의 능력 향상을 위해 모든 팀원들의 상향식 지능을 채택하여 경영을 한다.
4. 깨어있는 시민 : 애자일 정신을 함양한 구성원
국정 운영이나 국가 권력을 감시하고, 관련된 판단을 할 때 현명한 결정을 행사하는 깨어있는 시민. 애자일 조직 내에서 강조하는 애자일 구성원들의 애자일 정신 함양과 동기가 부여된 개인들로부터 이루어지는 자발적인 업무 진행에 대한 신뢰가 떠오른다.
5. 공동체 의식 : 팀의 성공이 나의 성공
민주주의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공동체 의식, 사회적 합의로 인해 이루어지는 결정들. 애자일, 특히 스크럼에서는 프로젝트 성공에 대한 평가가 팀의 평가이며, 팀의 성공이 팀원 개인의 성공이다. 그렇기에 팀이 결정하는 업무의 프로세스와 규칙은 합의로 인해 이루어져야 하고, 결정된 사항은 팀원 모두가 존중하고 준수해야 한다.
애자일하지 않은 기업이 애자일을 도입하려고 할 때, 기업의 구조와 권한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서 성공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민주주의 정치체계가 발전하고 성숙해져 가는 것을 보면, 기업에서도 마찬가지의 변화는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정치 조직과 행정 조직에서도 애자일을 도입하여 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민주주의와 애자일은 결이 닮아 있으며, 애자일이 이용자를 만족시키는 것에 최고의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