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 소음 가해자의 심정

층간소음 가해자의 고통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아직 같은 집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 엄청난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다른 집을 알아봤었다.


부동산에 간 우리 부부는 무조건 1층 집이어야 한다고!

전세든 월세든 상관없이 무조건 1층만 구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 시기에 학교 개학 때문에 빈집이 많이 없다고 했다.

특히 1층은 거의 전무했다.

햐~이렇게나 아파트가 많은데 우리가 이사 갈 곳은

정녕 한 군데도 없단 말인가!


며칠이 지나자 얼마 전 새로 지은 아파트 1층이 월세로 나왔다는 것이다.

그 월세 가격은 남편 월급의 반이었다.

얼마 되지 않는, 남편이 벌어 온 돈에서 반이상을 월세로 내야 한다니...

앞이 까마득했다.

지금도 경제 사정이 좋진 않지만

그래도 전세에 살고 있어 까먹는 돈은 아닌데...

무조건 1층을 고집하긴 했지만

월세로 들어갈 돈을 생각하니 쉽게 결정이 안 났다.


고민만 하고 있는데 남편은 단호했다.

나와 아이들이 숨을 쉬고 살려면 무조건 1층 월세라도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남편이 고맙기도 했으나, 주부로서 아내로서 이건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남편은 부동산에 가계약금까지 보내고 왔단다.

당시 부동산에서는 우리 말고 다른 한 팀이 이 집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딱 한 개 남은 1층 아파트에 가기 위해

남편은 재빨리 가계약금을 보냈다고 한다.


한국에 들어온 지 갓 1년도 안된, 한국 실정을 잘 모르는 우리는 가계약금을 얼마 정도 보내야 할지 몰랐다.

남편은 백만 원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단다.

그리고 우린 현재 살고 있는 전세 아파트 주인에게 이사 나간다고 전했다.

아랫집과의 층간소음 문제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집주인은 곤란하다고 했다.

우리는 복비와 이사비용, 우리가 책임져야 할 부분은 다 지불할 테니

나가게 해 달라고, 더 이상 못 살겠다고 했다.


하지만 집주인은 우리가 전세 기간 2년을 채우고 나간 후에

다음 전세를 7% 인상해서 받을 예정이었는데,

지금 우리가 나가면 같은 가격에 전세를 받아야 하니 곤란하다고 했다.

임대사업을 하는 집주인은 이 아파트 말고도 몇 집이 있는데

임차인이 많아 하나하나 요구사항을 들어줄 수 없다고 한다.

만약 정 나가야 한다면 전세 가격이 7% 인상되는 금액을 내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답답한 마음에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보았지만 절대 전화는 안 받는다.

골치 아픈 임차인들 때문에 우울증 약을 먹는다며 문자로 보내라고 한다.

장문의 메시지로 집주인의 동의를 구했으나 결국에는 실패했다.

집주인은 우리 전에 세 살던 사람에게 혹시 아랫집과 층간소음으로 문제가 있었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전에 살던 사람은 전혀 없었다고 했단다.

우리만의 문제라고 단정지은 집주인은 완강했다.


이 집에 전세로 이사 오는 날 그전에 살던 분도 마침 이사 나가는 날이었다.

처음 본 아저씨였지만, 아무것도 이 집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 몇 가지 물어봤던 게 기억난다.

“여기 아이 키우기는 괜찮나요?”

"살기 괜찮은 집인가요?"

벽에 아이 사진이 붙어 있어 물어보았다.


아저씨는 아내와 아이는 외국에 가있고

본인은 기러기 생활을 하며 혼자 지냈다고 하셨다.

그것도 주말에만 이 집에 와서 쉬었기 때문에

이 집에 거의 없었고, 이곳 생활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하셨다.


그런 대화를 했었는데, 집주인은 1층 아랫집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전 세입자에게 층간소음 문제를 물어본 것이다.

분통이 터졌다.


지인들은 전세 계약 기간이 다 안 끝나도 이사 갈 수 있다고 하는데,

집주인이 무조건 안 되고 7% 인상 비용을 내고 가라니,

안 그래도 돈이 없는 우리 부부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미궁에 빠졌다.


결국 부동산에 가계약비로 준 100만 원은 그냥 날리고,

다시 우리는 이 집에 그냥 눌러앉게 되었다.

앞으로 남은 2년의 시간을 아랫집과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시간이 빨리 지나갈 수 있을지 생각했다.


여기는 비록 전세지만 2년 동안 정 붙이고 살아야 하는 내 집이었다.

비록 대출받고 전세금을 치렀지만, 2년 동안은 엄연히 내 집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층간소음 가해자로 오해받으며 사는 이 괴로운 삶은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었다.


지인한테 이 괴로움을 토로하면

어쩌냐...

그러니깐 왜 2층으로 갔어?

아이들 있으면 당연히 1층으로 알아보고 들어가야지...

라며 책망을 했다.


2층 집을 알아봐 준 시아버지가 미웠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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