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경조사
계획된 소비를 하면서 이제는 대략적으로 의식주에 어느 정도 지출을 하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그에 걸맞게 목표 금액을 설정하고 그 안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지만 친구의 결혼식, 가족의 생일 같은 경조사가 중간중간 끼면서 큰 지출이 빈번히 생기고 있다.
5월만 하더라도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껴 양가 어른들을 챙기느라 큰돈이 나갔고 거기에 친한 친구의 결혼식, 남편 지인의 결혼식까지 축의금이 두 번이나 나갔다.
이번 달엔 아버님 생신이 있어 집들이 겸 겸사겸사 주말에 우리 집에서 모이기로 하였다.
생신 용돈과 집들이 음식을 하려면 평소보다 많은 식비가 나갈 것 같다.
달력을 넘겨보니 7월 달에 큰 아들 생일, 8월엔 남편 생일, 9월엔 작은아들 생일, 10월엔 추석과 아빠 생신 등 달마다 챙겨야 할 날들이 계속해서 한 건씩은 있었다.
'와 이건 완전 고정비용이네?'
생신이 끼면 용돈과 만나서 식사비용까지 최소한 30만 원은 드니 적은 금액이 아니라 부담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아직 여윳돈으로 돈을 남겨두기엔 여의치 않으니 줄일 수 있는 식비나 의류비 등에서 최대한 줄이며 경조사비를 마련해 두어야 한다.
'허리띠를 바짝 조여봐야겠구나' 싶어 냉장고랑 냉동실 안에 무엇이 있었나 생각해 본다.
당장 잘해 먹을 수 있고 야채를 많이 이용할 수 있는 김밥을 떠올려보며 아이들에게 집 앞 슈퍼에서 김밥김과 마요네즈 1개를 재사용봉투에 담아서 사 오라 하였다.
잠시 후 '띵동' 카드사용내역 알림 소리에 보니 10,230원이 보인다.
아니.. 산 것은 꼴랑 두 가지인데 만 원이 넘을 수가 있나? 집에 돌아온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영수증을 보니 그 가격이 맞았다.
물가가 올랐다는 뉴스를 볼 때도 잘 와닿지 않다가 이렇게 당황해 보니 실감이 난다.
'진짜 미친 물가구나'
요새 계란값도 장난 아니라던데 제일 만만한 프라이나 계란말이도 못해먹겠네 싶었다.
물가가 오르니 식비에서 지출을 줄이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더군다나 저렴한 야채를 이용하여 반찬을 해주고 싶어도 아직 야채와 친하지 않은 아이들에겐 맛없는 반찬으로 다가갈 뿐이니 항상 반찬 때문에 고민이 된다. 어떻게 해야 저렴한 재료로 아이들도 만족할 밥상을 차릴까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일주일에 한 번씩 남편이 쉬는 날이나 주말에 세끼와 간식까지 챙겨줘야 하는 날은 시켜 먹고 싶은 욕구가 엄청나다.
그러다 보니 식비에서 더 줄이려 하면 이런 욕구를 여러 번 참아야 하고 고기 없는 야채 위주의 반찬을 더 자주 먹어야 한다는 뜻이다.
내가 조금만 더 요리솜씨가 좋았다면 같은 재료라도 더 다양한 요리방법으로 이것저것 해먹일 수 있을 텐데, 그러면 아이들도 잘 먹고 식비도 많이 줄이고 일석이조일 텐데 아쉬울 뿐이다.
지출을 줄인다는 건 내 의지만 가지고는 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이 모두 동의하고 잘 따라주어야 이룰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남편은 "그렇게까지 해야 해?"라고 말할 수도 있고 아이들은 아직 이해를 못 할 수도 있다.
나는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돈을 쓸 때 오늘은 무엇으로 결제할 것인지 현금영수증을 하면 뭐가 좋은지 어떤 물건을 고르는 게 더 좋을지 등 소비를 하는 것에, 소비를 할 때마다 같이 이야기 나눈다.
그리고 마침 아이들과 신문기사 공부하는 책에도 신용카드 사용의 이점을 다룬 기사가 있었기에 신용카드를 쓸 때 좋은 점도 많지만 조심해야 할 점들을 자세히 설명해 주며 엄마가 왜 체크카드나 현금을 주로 쓰려고 하는지 말해줄 수 있었다.
남편과도 이번 주에 지출할 곳은 어디인지 같이 공유하고 외식이나 배달도 두 번 할 걸 한 번만 할 수 있게 같이 참아내고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우선으로 반찬을 하고 몇 번씩 같은 음식을 먹을 수 있음을 얘기하면서 나의 의견을 나누고 남편의 조언을 듣기도 한다.
처음에는 신용카드 사용을 멈추는 것이 이렇게 소비습관과 생각까지 바꾸게 할 줄 몰랐다.
그렇지만 4월 초 처음 시작 했을 때에 비하면 정말 많이 긍정적으로 변화되었다.
두 달간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으려 한 이후로 현금이 없거나 체크카드에 돈이 부족하여 어쩔 수 없이 신용카드를 쓴 적이 두세 번 정도 있었다.(사업자용 카드 사용을 제외하면)
이 정도면 신용카드 없이 사는 것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주에는 남아있는 카드들 중 신용카드 한 개를 더 없앨 수 있다. 남아있던 카드 할부가 끝나 결제일에 이번 달 대금만 납부하면 되어 없앨 수 있게 됐다.
그러면 나에게 남은 신용카드는 이제 두 개이다. 사업자용과 쿠팡와우카드.
쿠팡와우카드는 사용금액의 4% 적립이라는 큰 메리트가 있어 끝까지 쓰려하였지만 결국 이것도 쌓이면 빚으로 돌아온다는 생각에 머니충전 시 1% 혜택으로 선택했다.
7월까지는 사업자용 카드 하나만 남겨두고 전부 없애는 것이 목표이다.
그때쯤이면 더 좋아진 소비습관으로 현명하게 소비하고 절제할 수 있는 내 모습이 되어있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