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이 병원은 왜 이럴까?

수준 떨어지는 남도 00 병원

by 거칠마루

올해 2월 말 이후 아버지는 원발성 중추신경계 림프종 환자(혈액암의 한 종류로 머리 안에서 악성 종양이 생김, 종양이 다른 곳에서 전이되지 않고 처음부터 머릿속에 생김)가 되었다. 남도지방에서 오래 살아온 우리 가족으로서는 서울에 있는 병원 대신 그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00 병원에서 아버지 항암 치료를 받기로 결정했다. 나만 고향에서 300km 떨어진 경기도에 살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남도 지방 00 병원에서 치료받기로 한 결정을 후회할 때가 있다. 아래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1. 쓸데없는 말로 보호자와 환자를 기분 나쁘게 하는 주치의

혈액내과 000 교수가 주치의다. 그런데 이 분은 진료만 하면 되지, 꼭 진료하며 필요 없는 말을 덧붙인다. 지난 글에 썼던 “진료받을 때는 꼭 아들이 아버지랑 같이 와야 한다”라는 말이 대표적이다.


오늘 아버지의 진료일에도 주치의는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이상한 말을 했다. 그 결과 누나가 잔뜩 짜증이 난 상태로 카카오톡 가족 대화방에 글을 올렸다.


우리 가족이 무관심하다는 말에 누나는 짜증이 났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누나는 그 말을 듣고 나서는 의사에게 “그럼 어떻게 해야 무관심하지 않는 건가요?”라고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진료를 받는 입장에서 차마 그렇게 얘기할 수 없었고 그냥 참는 걸 택했다고 했다. 무관심한 보호자가 진료할 때마다 아버지 모시고 온 가족이 병원에 오는 걸 알고 하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아버지 진료 때마다 형제 4명의 가족 20여 명 정도가 다 모여서 진료실이 미어터지게 입장해야 그런 말을 하지 않으려는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내뱉는지 모르겠다. 易地思之로 주치의 본인이 한 번 당해봐야 알게 될까?


아버지의 6차 항암치료가 7월 초에 예정되어 있다. 그 이후로는 아버지 건강 상태에 따라 항암제 임상 시험에 참여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임상시험 참여를 결정하는 주체는 환자와 보호자라는 것이다. 그리고 비용을 지불하는 주체 역시 제약회사이다. 의사의 역할은 중개자일뿐이다. 주치의 본인 마음대로 임상시험 참여를 결정할 수 없다. 그런데 그 주치의는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 오늘 진료 때 누나에게 한 말이다.

주치의 : 내가 공짜로 치료받게 해 줄게

누나 : (속으로 생각하고 차마 밖으로는 꺼내지 않음, 우리 집 모두 한 성격 함) 이 양반이 누굴 거지로 아나...(부글부글)


누나와 통화를 하는데 오히려 듣는 내가 화가 나기 시작했다. 이건 좀 심했다. 누가 부탁했나? 오죽하면 다음 번 진료 일정에는 내가 찾아가서 이상한 말 하는 주치의에게 따지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환자와 보호자가 “네, 네” 대답하니 주치의 본인이 마치 뭐가 된 것처럼 말을 하는데 이런 무례한 행동을 생각없이 일삼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2. 대충 일하는 직원들(간호사, 원무과 직원 등)

저번 달에도 아버지에게 똑같은 약이 두 차례나 처방되었다. 처음엔 직원들이 바빠서 실수했겠지 이해했던 누나도 두 번이나 같은 일을 겪고 나서는 병원 관계자에게 따졌다고 한다. 하지만 고쳐지지 않았고 또 다른 불편을 겪었다고 한다.


오늘 진료 중 주치의가 아버지에게 수액 치료를 받으라는 말을 했다. 마침 진료 마칠 때가 점심시간이라 밥을 먹고 나서 수액 처치를 받아도 되나 싶어 간호사에게 수액 처치에 걸리는 시간을 물었다.

누나 : 방금 000 교수님이 아버지 수액 맞으라고 하시는데 점심 드시고 와도 될까요? 수액 맞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A간호사 : 1시간 30분~2시간쯤 걸릴 거예요, 점심 드시고 오세요


답변을 들은 누나는 안심하고 병원 식당가로 내려가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밥 먹는 중에 다른 간호사의 전화를 받고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처치실로 아버지를 모시고 갔다고 한다. 전화를 건 간호사의 말은 A간호사의 답변과는 달랐다.


간호사 : 수액이 500ml라서 1시간 30분~2시간 사이에 끝나기는 힘들어요. 링거를 그렇게 빨리 맞으면 환자 분이 많이 아파하실 거예요. 아마 3시간 넘게 걸릴 거예요. 지금 치료받으러 오세요

도대체 A 간호사는 무얼 보고 보호자에게 그리 안내를 했을까? 차트를 조금만 주의 깊게 살폈더라면 보호자에게 제대로 알려줄 수 있을 텐데, 그랬다면 가족들 4명이 밥 먹다 중간에 나오는 일도 없었을 텐데. 한참 통화하다 마지막에 누나는 이제 00 병원에서는 그러려니 하고 모든 걸 내려놓게 되었다는 말을 덧붙였다. 아버지 항암치료만 끝나면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은 병원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00 병원은 환자와 보호자를 이리 실망시키면서도 자신들은 남도 최고의 병원이라고 여전히 자화자찬을 하고 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정신을 차릴까? 엉?


덧붙이는 말

남도의 00 병원은 현재 그 지역에 있는 대학병원 2곳 중 한 곳이다. 자연스레 환자가 00 병원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나라의 암환자가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해 진료받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일부일 뿐이다. 서울로 상경해 치료를 받는 사람들은 내가 볼 때 잘해야 암환자의 절반정도다. 그 지역의 나머지 사람들은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00 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서울의 Big 4 병원에서는 생각지도 못할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 그러면서도 환자나 보호자가 내색하지 않으니 병원 관계자들은 자기들이 잘못하고 있는 줄도 모른다. 내 주변에서 암 환자가 생긴다면 난 절대 00 병원으로는 안 간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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