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떠난 여행
아주 평범하지만 특별한 하루들이 이어지던 어느 날,
엄마 아빠에게 늦게 찾아온 예준이와 예빈이는
그 어떤 보물보다도 귀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였지요.
하지만요,
엄마는 조금만 걸어도 며칠을 앓아눕는 저질 체력이었고,
아빠는 아이들이 달려와 안기면 기분은 좋은데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곤 했어요.
그래도 괜찮았어요.
아이들이 없던 시절보다 훨씬 웃을 일이 많았고,
훨씬 더 따뜻했거든요.
엄마도 아빠도 그저 하루하루가 감사했지요.
엄마 아빠는 그러다 깨달았죠!
아이들은 항상 사랑스럽고 이쁜데
잠들었을때 가장 이쁘다는것을요.
아이들이 잠 들었을 때 오는 평온과
고요의 맛을 알게 되버린거죠!
그러던 어느 날 밤이었어요.
엄마는 너무 피곤해서 잠이 들었는데,
한밤중에 숨이 턱 막히는 느낌에 눈을 떴어요.
“어휴... 왜 이리 답답해...”
옆을 보니, 아빠가 이불 위에 머리를 가로로 두고
침대를 가로질러 누워 자고 있었어요!
엄마는 어이가 없어서 툭 치며 말했죠.
“여보, 여보! 똑바로 좀 자! 왜 또 가로로 자는 거야~”
실랑이 끝에 아빠는 슬며시 몸을 돌려 바르게 누웠고,
엄마도 다시 꿈나라로 돌아갔어요.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엄마는 출근 준비를 하다가 살짝 열린 문틈으로
예준이 방을 들여다 보게 되었어요.
“예준아, 일어나야지~”
그런데! 엄마는 깜짝 놀라고 말았어요.
예준이도 아빠처럼 침대에 가로로 누워 자고 있었거든요!
이불 끝에서 발이 삐죽,
베개 대신 침대 벽을 베고 쿨쿨 자고 있는 예준이.
엄마는 피식 웃으며 혼잣말을 했어요.
“에구구, 이 집은 가로본능이 유전인가 보다~”
그리고 그 순간, 엄마는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예준이가 가로로 자든 세로로 자든,
이 아이는 그냥 보기만 해도 사랑스럽고
존재만으로도 정말 예쁜 선물 같은 아이란 걸요.
그날 아침,
엄마는 피곤했지만 마음만은 꼭 웃음으로
가득 찬 햇살 같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