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임무는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 불투명하고 설명할 수 없는 대상을 길들이고, 심지어 지배하고 정복하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이런 임무를 완수할 것인가?
_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안티프래질)
감정이 독성으로 오염된 상황을 표현해 보겠다.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은 실제로 느껴야 하는 감정이 아니다. 단지 내게 익숙해진 감정으로 지금 이 상황을 해석해서 나를 괴롭히고 있다."
당신은 지금 삶이 만족스러운가? 혹시 술, 담배에 찌들어 있거나 습관성 음주로 저녁 시간을 보내거나, 너무 많은 시간을 게임에 몰두해서 보내고서 후회를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가?
"지금 난 스트레스가 많아서 그래..."
"힘들어서 어쩔 수 없어"
"이거라도 안 하면 난 미쳐버릴 거야!"
이렇게 자신을 합리화하면서 몸과 마음을 소진하고 있지는 않은가? 해악을 가져오는 나쁜 습관을 벗어나지 못하는 데 대해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갖고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당신의 감정과 마음부터 살펴보자.
당신의 뿌리부터 살펴보아야만 이 고통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다. 잠깐 시간을 내서 당신의 근본적인 문제를 함께 살펴보자. 당신이 생각하지 못한 감정의 독성과 해독법을 접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인생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당신의 감정에 독성을 알고 디톡스(해독)하라'는 것이다. 당신의 감정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자라오면서 독성으로 오염되었다. 이 독성을 제거하지 않고서는 자기 인생을 살 수 없다(이것은 내가 내게 자주 했던 말이다).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고 묻고 싶어 지는가? 그렇다면 내 이야기에 잠시 귀 기울여 주겠는가?
나는 감정의 거의 모든 독성을 품고 살아왔다. 이것을 알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이 독성을 제거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제 조금은 감정에 독성을 제거하고 이렇게 당신에게 말할 자격을 얻었다. 내가 가진 독성은 누구나 갖고 있을 수도 있다. 감정의 독성이 무엇인가 살펴보자.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욕구는 생존과 번식이다. 생존과 번식이라는 본능에 연결된 인간의 감정은 '인정과 사랑'의 욕구다. '인정과 사랑'을 감정의 뿌리라고 부르겠다. 뿌리에서 나온 줄기에 묻은 독성은 수치심, 죄책감, 자책감이다. 가지에서 솟아난 나뭇잎은 자기 비하, 자기 검열, 과도한 자기애이다.
왜 이런 독성을 가지게 되었는지 내 성향이나 성장 과정을 지루하게 늘어놓는다면 당신은 내 이야기를 더 이상 듣고 싶은 않을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나는 유전적으로 내향성이 강하고 예민한 성격으로 갖고 있는 듯하다. 나의 부모는 지나치게 불안과 두려움에 압도된 분들이었다.
그런 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자식을 양육하는 방식은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과보호했고, 강박적이었다. 이런 내외적인 환경이 내가 감정적 문제 즉 감정의 독성을 지니게 했다는 정도로 말해두고자 한다.
자! 이제, 당신이 듣고 싶은 것은 당신의 감정적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가 아니겠는가? 나는 내 경험과 내가 그간 읽고 쓴 글을 통해서 감정의 독성을 제거하는 힌트를 주고 싶다.
인간의 내면에 깊게 새겨진 감정은 좀처럼 그 실체를 알기 어렵고, 안다고 해도 독성을 제거하기는 더 힘들다. 나는 뇌과학, 심리학, 문학, 사회과학 등을 예로 들어서 감정이 어떻게 형성되고 독성이 생기고, 그 독성을 해독할 수 있는지 제시할 것이다. 이 글은 다음과 같이 4가지로 나누어서 설명하려 한다.
1. 감정이란 무엇인가?
2.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3. 감정의 독성은 어떻게 생기는가?
4. 감정의 독성은 어떻게 해독할 것인가?
우선 간단히 개괄하자면,
1. 감정이란 무엇인가?
감정은 인간이기 때문에 생존과 번식을 위한 필요로 갖게 된 호르몬의 작용이다.
2.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감정은 인간의 타고난 성향에 더해져서 주로 경험에 의해 만들어진다.
3. 감정의 독성은 어떻게 생기는가?
인간과의 상호작용이 부족하거나 왜곡되는 경우 감정에 독성이 쌓인다.
4. 감정의 독성은 어떻게 해독할 것인가?
감정도 습관이다.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던 독성에 찌든 감정은 의식적으로드러내서 살펴보고, 어루만지고, 때론 대체하는 등의부단한 노력이 따라야만 해독할 수 있다.
당신도 한 때의 나처럼, 독성에 찌든 감정으로 살아왔다면, 먼저
"그동안 고생 정말 많았습니다."
"이제 저와 함께 감정의 독성을 빼고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요"
라고,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내 삶은 왜 이렇게 힘든 걸까?', '아무리 생각을 고쳐먹으려 해도 왜 맨날 제자리인가?' 이런 고민을 안고 살았다면 환영한다. 나는 당신 인생의 모든 것을 바꿔줄 수는 없지만, '이 글을 읽고 나서 나는 예전보다는 나와 사람들에 대해 편해졌어'라고 느끼게 해주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