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거 잘 보는 사람?
며칠 전 “무서운 것 볼 때”에 대한 투표를 해봤습니다. 73%의 분들이 등 뒤에 숨거나, 눈을 가리거나, 티비를 꺼버린다고 답변을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무서운 것을 볼 때 우리는 왜 자극을 피하려고 할까요. 이는 시각이라는 정보를 통해 많은 양의 스트레스가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실제, 시각을 담당하는 영역인 시각피질은 다른 영역보다 크고,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으며, 다른 감각 보다 시각정보를 통해 들어가는 정보의 양도 훨씬 많기도 하죠. 그렇기에 우리는 본능적으로 스트레스가 과한 자극이 들어오게 된다면, 눈을 가리거나, 숨거나, 보지 않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 눈과 관련한 트라우마 기법인 EMDR 등이 있기도 하며, 트라우마가 심한 분들 중에선 시야가 흐려지거나, 시선을 회피하거나, 의도적으로 땅만 보고 걷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에서 일까요?
✅ 시각을 담당하는 뇌의 영역은 다른 감각보다 크며, 다른 감각보다 많은 정보를 받아들입니다.
✅ 트라우마 스트레스는 시상 ▶️ 시각피질로 가는 경로에 문제를 일으킵니다. 시상은 쉽게 이야기드리면,
중계기로 받은 시각정보를 적절하게 배분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 트라우마는 크게 두 가지의 활동성을 저해합니다.
첫째, 생존에 위협을 받을 때, 시상은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기에 적절한 기능을 상실하게 됩니다. 이 말은 위협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구분하지 못하여 걸러지지 않은 강렬하고 과도한 정보를 편도체로 보냅니다.
둘째, 과도한 정보를 받은 편도체는, 과잉활성화가 되며, 전투준비태세에 진입합니다. 이를 다시 시각피질로 보내지만 시각피질 또한 생존에 우선순위에 밀려, 들어온 시각정보들을 적절히 해석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러한 결과로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경험”이 반복되는 것이죠.
예,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간혹 종종 자다 걸린 옷을 보면 사람인 것 같아 놀라기도 하지만, 옷이라는 걸 알면 안정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트라우마 스트레스는, 그 옷을 본 순간 공황, 패닉에 빠지게 되며, 생존의 위협을 경험합니다. 시상과 피질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므로 “옷”이라고 해석을 못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러한 스트레스가 만성화가 된다면?
✅ 트라우마 스트레스가 만성화가 된다면, 우리의 몸은 “보호본능” 프로세스로 전환됩니다. 특히, 시각정보로 트라우마 반응들이 끊임없이 들어오기 때문에 그 감각을 차단하기 시작합니다(등 쪽 미주신경으로의 전환).
✅ 감각을 차단해야만, 몸이 견딜 수 있기에 감각 정보를 가장 많이 받아들이는 시각 정보를 차단하는 것이죠. 그래야 생존 에너지가 과도하게 소모되지 않게 도울 수 있습니다.
✅ 그 결과로, 안경을 고의로 쓰지 않거나, 땅만 보고 걷거나, 사람의 눈을 회피하거나, 스트레스 자극이 되는 모든 것들을 시선에서 두지 않으려고 합니다.
✅ 이러한 감각차단이 심해지는 경우, 안과적인 문제가 없음에도 시야가 흐릿해지기도 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렇기에, 서론에서 이야기한, 무서운 것을 볼 때 숨거나, 눈을 가리거나하는 행위들은 전적으로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본능 프로세스입니다.
더욱이,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들은 이 시각정보에 상당히 예민해집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요. 비슷한 자극만 봐도 위험신호로 인지하고, 몸은 과도한 감정과 해석으로 압도당하게 됩니다.
이는, 실제 연구에 따르면 트라우마 상황시에 시각피질이 활성화되는 이유이기도 하며, 매 순간 눈앞에서 재현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예로, 강아지에 물렸던 사람은 비슷한 대상이 보이면 자동적으로 극한의 반응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사람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경우에는 사람이라는 대상만 봐도 몸이 반응할 수가 있습니다. 대인공포증 등의 증상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중요성을 알고 브래드쇼라는 학자는 활발한 연구 및 적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시각정보를 통해 위험신호들을 파악해 보고, 전략을 짜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부분은 다음 시리즈에서 다루어보겠습니다.
*참고할 만한 내용.
시각정보를 이용한 트라우마 점검 5가지.
-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랄 때가 많다.
- 어떤 대상을 볼 때 심장이 빨리 뛰거나, 호흡이 불안정하다, 예, 색깔, 동물, 물체 등.
- 앞을 보고 시선을 유지하는 게 힘들어서, 땅을 보고 다닌다.
- 사람과 눈 맞춤이 너무 힘들다.
- 외출 시 다양한 자극(사람, 자동차 등)이 힘들어, 집에서 나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