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학적이유 : 트라우마 기억이 생생한 이유.

by 트라우마연구소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시간이 지나도,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내 눈앞에서 다시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실제 신경학적인 이유가 증명됐는데, 트라우마 장면만 생각을 하면, 혹은 비슷한 자극이 주어졌을 때 편도체, 해마도 활성화되지만 시각을 담당하는 시각 영역인 시각피질도 활성화되고, 강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말은 “시간이 얼마나 지났든, 트라우마를 경험했던 그 순간처럼, 마치 눈앞에서, 그 현장에서 목격하고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강렬한 반응과 감정이 동반되는 것이죠. 그렇기에, 트라우마 내담자의 인지적 문제나, 정서조절의 문제를 넘어선 문제라는 것입니다. 매일 눈앞에서 재현되니까요. 이는 바퀴벌레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사람이 바퀴벌레가 가득 찬 방에 함께 머무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이 있다면, 물에 빠져본 사람이 있다면 아마 공감할 것입니다. 운전대를 다시 잡으려는 시도만 해도, 물 근처에 가기만 해도 몸은 반응한다는 것을요. 이는 몸이 우리에게 이렇게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너 또 운전대 잡으면 죽을지도 몰라, 다신 가지 마!, 너 또 물 근처에 가면 물에 빠질 수 있어, 거리를 둬!라고요. 이는 대인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너 또 사람한테 상처받고 싶어?, 상처받고 싶어?, 그냥 마음문 닫고 살아 “라고요.


이 모든 과정은 우리의 생존본능입니다. 나를 살리기 위해, 나를 보호하기 위해 기억 속에 생생하게 저장해 놓고, 오래 간직합니다. 그래야, 위기를 만날 때 즉각적으로 벗어날 수 있거든요. 그렇기에, 그들의 반응은 인지적인 비합리적인 문제도, 정서조절의 문제도, 의지적인 문제도 넘어선 본능적 반응입니다. 그렇기에 나를 살리기 위해 눈물겹게 애쓰고 있는 우리 몸을 따뜻한 마음으로 안아줬으면 해요.


선천적 무통각증이라는 병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느끼는 고통과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죠. 뜨거운 것을 만져도, 손에 화상을 입어도 전혀 모르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대부분 제 때 치료를 못 받아서 더욱 악화되기도 하죠. 그렇기에 우리가 느끼는 뜨거움, 고통 등은 나쁜 것만이 아니라, 살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트라우마 기억입니다. 동일한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우리의 트라우마 기억을 오래 기억에 저장시키는 것이죠. 똑같은 구덩이에 빠지지 않도록, 똑같은 실수를 만들지 않도록, 똑같은 대인관계에서 상처를 받지 않도록요.


종종, 아기들이 높은 층에서 떨어져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를 보게 됩니다. 아기는 위험을 식별할 능력이 아직 없기 때문에 위험한지 모르고 이런 사고가 나타나게 되죠. 만약 트라우마 기억이 오래 저장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통각증, 아기와 같아서 이 세상에 없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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