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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역마살찐년 김짜이 Nov 15. 2018

대체 왜 오키나와를
아홉 번이나 간 거야?

이런저런 오키나와 여행기

오키나와를 처음으로 가게 된 건 한 권의 가이드북 때문이었다. 모 인터넷 서점에서 여행 책을 사면 여행 노트를 선물로 준대서 그만, 오만 원어치나 책을 사고 말았다. 그중에 프렌즈 오키나와가 있었고 찬찬히 정독하다 보니 너무도 자연스럽게 비행기 표를 끊게 됐다.


당시 나는 오랜 회사생활에 매너리즘을 격하게 느끼고 있었다. 한국과는 다른 분위기가 간절하게 그리웠지만 밀려오는 일 때문에 먼 곳을 가는 건 무척 부담스러웠다. 그런 나에게 두 시간이면 도착하는 오키나와는 정말이지 딱 맞는 여행지였다. 많이 검색하고 고민할수록 기대가 됐다. 야근 후 집에 가면 뻗어 자기 일쑤였던 내가, 오키나와 생각만 하면 어디선가 자꾸만 힘이 나왔다. 결국 약간은 무리한 계획을 세우게 됐다. 첫 여행에서 남부부터 북부까지 모조리 싹 다 점령하리라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떠나게 된 것이다. 2016년 9월 21일, 처음으로 오키나와에 발을 딛게 됐다.


여행은 무척 호되고 고됐지만 정말로 행복했다. 언제 올려다봐도 예쁜 하늘, 비현실적으로 파랗고 투명한 바다, 에너지가 가득한 듯 늘 활기찬 사람들, 색색깔의 빙가타(오키나와 전통 문양) 천들... 비행기가 오키나와와 가까워질 때부터 행복했던 나는, 돌아오고 나서 인스타그램에 괜한 다짐을 하게 된다. 이번 생에 오키나와를 열 번 가고 말겠다고.


그리고 꼬박 2년이 지난 지금, 정말로 그 다짐이 달성되려 하고 있다. 오키나와 본섬을 여러 번 가다 못해, 케라마 제도의 자마미 섬에서 거의 은거하다시피 시간을 보낼 때도 있었고, 딱 지난 금요일까지는 비행기를 한번 더 타고 가야 도착하는 이시가키 섬에서 매일매일 물질을 했다. 지난번 여행까지 여덟 번이나 오키나와를 갔는데, 다음 달에는 아버지 환갑을 맞아 또 오키나와에 간다. 아홉 번을 채우고 마는 거다. 그래서 마지막 열 번째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함께 가기로 다짐했는데... 이러다 영영 열 번 못 채우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어쨌든, 여덟 번이나 오키나와를 다녀왔는데 언제나 기록을 못 하고 있다. 구글 포토에서 썩어가는 사진들이 너무 아깝다. 오키나와 진짜 좋은 여행지인데, 다들 그 매력을 더 더 더 많이 알았으면 좋겠는데, 게으른 나는 핑계를 대지 않으면 글을 쓰지 않는다. 쓰고 싶지만 동시에 귀찮은 매일매일이 반복되고 있을 때, 마침 모 페이지에서 객원 에디터를 모집한다고 해서 일단 기획부터 해 보았다.



그리고 지난주 어찌어찌 아버지 환갑 여행을 다녀오고 나니 진짜 아홉 번 오키나와를 다녀온 사람이 됐다. 아쉽게도 객원 에디터로 선정되지는 않았으나, 일단 여기 적어 두면 언젠가는 쓰지 않을까 해서 고스란히 옮긴다.




연재 목록

1. 이런 분들께 오키나와를 추천합니다 : 오키나와의 매력 탐밤

2. 오키나와 본섬 여행 - 나하 편

3. 오키나와 본섬 여행 - 남부 편

4. 오키나와 본섬 여행 - 중부 편

5. 오키나와 본섬 여행 - 북부 편

6. 오키나와에서 먹었던 것들 :  아구 샤브샤브부터 포케를 지나 꿀 아이스크림에다가 한정판 로이스까지

7. 오키나와에서 할 수 있는 것들 : 동남아 아니어도 탁 트인 물속 시야! 스노클링, 다이빙, 카약, 패들보드, 글라스 보트

8. 오키나와 고민가에서 묵어보기

9. 배로 두 시간! 새파란 케라마 제도 여행 : 자마미, 토카시키, 아카

10. 비행기로 한 시간이면 도착하는 천국, 야에야마 제도 여행 : 이시가키, 타케토미, 쿠로시마, 이리오모테

11. 오키나와 가기 전에 알면 좋을 것들 : 카리유시, 시샤

12. 오키나와 추천 코스




아이구. 예상대로 연재 목록과는 엉뚱하게 다른 글들을 써나가고 있다. 정말 예상대로.

쓰는대로 링크를 달아 놓으려 한다.

겨울 오키나와 여행 중 바닷속 보는 방법

어쩌다 생각난 돌다다미길의 그 카페

오키나와 이시가키 옆, 소가 사람보다 많은 섬 쿠로시마로





언제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고 무엇보다 언제 쓰게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일단은 적어두는 오키나와 여행기. 아홉 번의 오키나와 여행을 모조리 정리하고 나면 이 천국에 함께 가고 싶은 소중한 사람이 생길까? 또 모를 일이다. 특가 항공권이 반짝, 하고 뜨면 넋을 놓고 일단 표부터 끊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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