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의 경력을 바탕으로 알려주는 싱가폴 직장 생활의 모든것
20살에 한국을 떠나 1년간의 호주 워킹 홀리데이 생활을 하고 21살의 어린 나이에 건너간 싱가폴, 난생 처음 해보는 직장 생활 그것도 해외에서 직장 생활을 하게 된건 나에게 엄청난 경험과 배움의 기회를 주었다.
관광 산업으로 발달한 나라 싱가폴, 다양한 인종이 모여살고 있으며 워낙 그 규모가 작아 지도의 빨간점 (Red Dot)이라 불리기도 한다. 싱가폴의 끝에서 끝을 차로 이동한다면 3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작으니 말이다.
Singapore 싱가폴
면적: 697㎢ 세계192위 (CIA 기준)
인구: 약 5,781,728명 세계114위 (2016.07. est. CIA 기준)
GDP: 2,966억$ 세계39위 (2016 IMF 기준)
기후: 전형적인 열대기후로 무덥고 습하며 비가 자주 내린다.
종교: 불교, 도교, 이슬람교, 기독교, 힌두교
GDP 명목기준: 2,966억$ 세계39위 (2016 IMF 기준)
GDP 1인당기준: 5만 3,053$ 세계10위 (2016 IMF 기준)
GDP PPP기준: 4,869억$ 세계40위 (2016 IMF 기준)
빅맥지수: 4.01$ 세계20위 (2016. 07. The Economist 기준)
나는 싱가폴에서 Hospitality 분야에 일을 하였으므로, 그 경험을 바탕으로 싱가폴 직장생활 장/단점에 대한 글을 적어 보겠다.
제가 어떤 일을 했는지, 싱가폴에서 취업을 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는지, 싱가폴 취업에 관한 모든것을 알고 싶다면 아래의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싱가폴은 워낙 관광 산업으로 잘 알려져 있고, 한국에서도 많은 분들이 싱가폴에서 인턴쉽 혹은 해외 취업을 하러 많이 방문을 한다. 호스피탈리티에 일을 하는것이 꿈이거나 혹은 해외 취업의 경력을 쌓고 싶다면 싱가폴을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어디서나 그렇듯 호스피탈리티의 일은 쉽지 않으며 싱가폴 또한 마찬가지다.
나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리셉셥으로 일을 했지만, 많은 한국분들이 웨이트리스/웨이터로 일하시는 것도 보았고 접시 닦이를 하시는 분들도 보았다. 대게는 일이 힘들어 몇개월만에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곤 하셨다. 싱가폴 호스피탈리티쪽에 일을 하게 되면 월급은 보통 $1100-$2500 (서빙, 리셉셔니스트, 슈퍼바이저, 호텔 프론트 포함) 정도이다. 한국과 비교했을때 비슷한 수준이며, 일하는 시간도 대게는 레스토랑 호텔을 포함하여 주5일 혹은 6일이 일반적이며 하루 약 8시간 정도의 노동 시간이 주어진다. 손님이 많거나 주어진 업무량이 많을때 노동 시간보다 오버 타임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으며, 오버 타임에 관한 페이를 주는곳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는 곳도 많다고 들었다. 1. 오버타임에 관한 페이를 요구하는것은 절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우리 회사에서도 오버 타임을 했었고 원래는 페이를 주지 않았으나, 새로 부임한 매니져가 보스들과 싸워 결국엔 우리 모두에게 오버 타임에 관한 페이가 지급되었다.
2. 한국에서 한번도 직장 생활을 해본적이 없었던 내게, 직장 생활의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긴 노동의 시간이나 월급이나 혹은 많은 보스가 존재한다는 것이 한국의 직장 생활과 그렇게 다를 바 없는 듯 해서 그나마 한국 직장생활에 대한 간접경험을 싱가폴에서 하고 있는 듯 했다.
앞서 말했듯이 3. 싱가폴에는 정말 다양한 인종들이 많이 살고 있다. 땅덩이는 작지만 서양에서 온 Expats들 혹은 말레이시아, 중국, 인도에서 온 사람들 등 직장내에서도 정말 다양한 인종과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다양한 문화와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싱가폴 직장에서는 4. 복지 혜택이 상당히 좋다. 일년마다 꼬박꼬박 나오는 보너스, 싱가폴의 명절 (Chinese new year)에는 회사에서 나오는 앙빠오(명절에 빨간 봉투에 돈을 담아 주는 풍습. 홍빠오라고 불리기도 한다. 의료 혜택도 너무 좋아서 치과에 가서 사용 할 수 있는 일정 금액도 나오며, 스케일링 무료 혹은 의사 진단을 받을때는 90%까지 병원비를 지원해주었다. 직원들을 위한 큰 이벤트도 자주 열렸다.
싱가폴에서는 한류 열풍 때문인지 한국인을 상당히 좋아한다. 호주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을 싱가폴에서 느끼니 자존심이 상당히 높아졌고, 한국인이라서 얻는 기회도 많았다. 회사가 한국에도 곧 생겨서 도지사님을 만나 통역을 했던 일, 한국 대기업 사장님을 위해 통역을 했던 일, 회사의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모델이 되었던 일, 레스토랑에서 진행된 영화, 드라마에 카메오로 나가던 일 등 다른 동료들보다 많은 기회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싱가폴 직장생활의 장점
1. 한국보다 자유로운 본인의 의사전달
2. 한국과 비슷한 직장 구조 덕분에 한국 조직 생활 간접 경험
3. 다양한 문화 경험
4. 복지 혜택
5. 한국인으로써 많은 기회 (높은 자존감)
한국의 조직 구조와 비슷한 점이 있어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던 적도 있지만, 힘든적도 많았다. 예를 들어, 싱가폴에서도 1. 보스에 대한 예의를 차리는게 아주 중요했다. 내 포지션 위에는 캡틴, 슈퍼바이저, 오퍼레이션 매니져, 어시스턴트 매니져 그리고 매니져가 존재했고 매니져의 위에는 제너럴 매니져 그리고 그 위에 다이렉터, 바이스 프레지던트, 시니어 바이스 프레지던트, 어시스턴트 바이스 프레지던트, CEO 등 너무나 많은 포지션들이 있었고 지금 말한 계급은 내가 속했던 F&B (Food & Beverages)상의 계급이고 다른 부서 (카지노, 호텔, 요리, 마케팅, 웨딩 부서, 유니버셜 스튜디오 등) 에도 이렇게 똑같은 계급 구조를 가지고 있다. 얼마나 많은 부서들과 계급과 그리고 직원들이 있을지 상상이 되는가? 회사에 처음 입사를 하고 높은 계급의 사람들의 사진과 직함을 적힌 프린트물을 받아 혹시나 알아보지 못하고 실수를 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그분들의 얼굴을 익히도록 트레이닝을 받기도 했으니 말이다. CEO를 못알아보고 실수를 하면 그 밑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리포트가 갈 것임으로 CEO의 얼굴을 기억하는것은 필수였다.
또한 호주에서 1년을 지내다 온 나에게 2. 싱글리쉬 (Singlish)는 너무나 낯선존재였다. 서양 영어에 익숙해질때쯤 싱가폴에 와서 그런지 처음에 싱글리쉬를 듣는데 정말 충격을 받았다. 싱가폴 사람들은 보통 대화를 할때 영어와 호킨이라고 하는 중국 사투리를 섞어 쓰기 때문에 싱글리쉬를 이해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싱가폴에서 3년이나 지내다보니 어느새 싱글리쉬를 쓰고 있는 나와 그리고 영어의 억양까지 싱글리쉬화 되어 계속 이렇게 영어를 써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는 정말 영어의 본고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배우는것이 제일 많은 도움이 된다는 생각은 아직도 변하지 않는다.
3. 한국에서와 같았던 긴 노동시간은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주는 기회가 생겼다. '내가 여기서 한국처럼 일을 하려고 온건가? 나는 해외 경험을 원했던것이고, 내 삶의 질을 조금 더 올리고 싶었던건데.'
실제로 나는 매일 반복되는 이런 생활에 너무나 지쳐버렸고, 일이 끝나고 나면 매번 심한 두통을 안고 집으로 와야했다. 일을 하면서도 너무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하루하루 사표를 내는 상상을 했다. 쉬는 날에도 일할 사람이 부족하거나 혹은 트레이닝이 있다면 회사로 와야 했다. 나의 일상은 일에서 시작하여 일로 끝나기 바빴다. 호스피탈리티의 특성상 다른 사람들이 쉴때 더 바쁘게 일을 해야한다. 자존감이 낮아지기 시작했다.
4. 싱가폴은 컴플레인을 잘 거는 나라 1위로 알려져있다. 그리고 그 사실은 나를 너무 힘들게 만들었다. 실제로 손님들은 아주 사소한 일에도 회사로 전화를 걸거나 이메일을 보내 컴플레인을 하기 시작했고 납득하기 힘든 일조차 컴플레인을 하니 손님의 전화 그리고 이메일을 핸들링 하는 나로써는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기 시작했다. 조금만 서로를 이해 할 순 없을까?
일이 매번 마쁘고 정신적 그리고 육체적으로 힘들다보니 많은 동료들이 매번 5. Sick Leave 병가 (싱가폴에서는 MC: Medical Certificate로 불린다.)를 내고 회사에 오지 않았다. 병가는 1년에 총 12번 사용 할 수가 있다. 회사에서도 의료 혜택이 90%나 지원이 되니 병원에 가서 의사를 보면 단돈 $1-2의 진료비를 내고, 회사에 나오지 않아도 되니(거기다가 일을 하지 않아도 돈이 나온다!!) 책임감이 부족한 동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12번의 병가를 다 쓴 사람들도 많았다. 나는 한국인으로써 '일을 열심히 해야 인정 받는다' 라는 생각으로 입사를 한뒤부터 사표를 낼 때까지 정말 몸살나거나 아픈것이 아니면 병가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결국 드는 생각은 '열심히 일해봤자, 그렇게 까지 알아주는 사람은 없다.' 라는 것 이였다. 열심히 일하면 그 만큼 피곤해질 뿐이였다. 사람들은 말한다. "Don't work too hard. Work smart." 그 의미를 잘 이해하자.
싱가폴 직장생활의 단점
1. 조직의 계급화
2. 싱글리쉬
3. 긴 노동시간 (낮은 자존감)
4. 컴플레인의 나라
5. 책임감의 부족
어느 나라에서 일을 하던 장/단점은 확실히 존재한다. 어린 나이에 건너간 싱가폴에서 나는 3년간의 해외 경력을 만들었고 훗날 이 경력은 호주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다. 분명 싱가폴에서 거주하며 돈주고도 살 수 없는것들을 배웠고 많은 친구들을 만났다. 나의 20대 청춘을 보낸 곳이라 나에게 뜻 깊고 많은 추억이 담긴 곳이였다. 호스피탈리티 분야는 엄청난 정신력과 체력을 필요로 하는 직종임은 틀림없지만, 나는 이 분야에서 일하면서 마케팅과 세일즈에 대한 흥미가 생겼었고, 현재는 다시 호주로 돌아와 여행 관련 마케팅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