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섬은 어디일까?
세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외딴 섬 이야기
세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외딴 섬
세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외딴 섬은 어디쯤 있을까? 광활한 태평양 한가운데 고고히 떠 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그 주인공은 남대서양에서 만날 수 있다. 의외로 태평양에서는 작은 섬들을 드문드문 만날 수 있어, 섬과 섬 사이의 거리가 그렇게까지 멀진 않다. 물론 ‘비교적’이라는 전제하에서지만.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섬은 노르웨이령의 무인도 부베섬(Bouvet Island)이다. 49km²의 면적으로 약 73km²의 울릉도보다 작은 크기다. 이곳엔 사람은 살지 않고 오로지 무인 관측소만이 있다. 이곳이 얼마나 고립된 곳이냐면 가장 가까운 섬인 트리스탄다쿠냐 제도의 고흐섬으로부터도 약 1,600km 떨어져 있다. 이는 서울에서 비행기를 타고 2시간 반이나 가야 도착할 수 있는 타이베이까지의 거리(1,484km)보다 더 긴 거리다. 부베섬을 중심으로 1,600km 반경의 원을 그려본다면 그사이엔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보이는 것은 오직 시퍼런 바다뿐이다. 참고로 가장 가까운 대륙인 남극대륙과는 약 1,700km, 그다음 가까운 아프리카대륙과는 2,600km 떨어져 있다.
만약 세계에서 가장 외딴 섬인 이곳에 방문하고 싶다면 큰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남위 54°에 있는 부베섬은 남극권과 가까워 아한대 기후를 띠고 있다. 육지의 90%가 빙하의 무게 덕에 물속에 잠겨있단다. 게다가 구름 낀 하늘과 자욱한 안개가 당신을 맞아줄 확률이 매우 높다. 게다가 지형 특성상 배로 정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해안절벽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섬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헬기가 유일한 방법이다. 거리뿐만이 아니라 들어가기조차 매우 어렵다는 뜻이다. 오죽하면 이곳은 지구상에서 가장 적은 사람들이 방문한 곳 중 하나로 꼽히는데, 무려 달에 간 사람 수보다도 적단다. 얼마나 외딴곳이면 부베섬의 최고봉은 고작 780m의 봉우리인데, 인류는 2012년에야 최초로 등반에 성공했단다.
세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유인도
‘세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유인도’는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만약 대륙에서 가장 떨어진 섬을 찾는다면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 있는 마르키즈 제도가 될 것이고, 소수의 연구자만 머무는 섬을 유인도의 범위에 포함한다면 모아이로 유명한 이스터섬이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유인도가 될 것이다. 하지만 주권을 가진 마을만을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유인도’를 측정한다면 남대서양의 트리스탄다쿠냐(Tristan da Cunha)가 그 주인공이 된다. 기네스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사람이 사는 섬’으로 이 섬을 올렸다.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인간의 거주지역은 북쪽으로 2,434km 떨어진 세인트헬레나섬*이다.
*세인트헬레나섬 : 나폴레옹이 유배되어 6년간 살다 생을 마감한 곳으로 유명한 섬이다.
트리스탄다쿠냐섬은 98km²의 화산섬으로, 작은 섬이지만 정상은 2,086m에 이른다. 평지 부근에 251명의 사람들이 섬의 유일한 마을 ‘에든버러 오브 더 세븐 시즈’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곳은 영국령으로 영어를 사용하는 마을이다.
이 섬은 지리적으로 거의 완벽한 고립지대에 속하는데, 그중 제1차 세계대전 시기에는 완전한 고립 시기를 보냈다. 평소에는 한 해에 한 번 육지에서 물자 보급이 이루어졌는데, 이 시기에는 완전히 물자 보급이 끊겼단다. 심지어 전쟁이 끝나고도 10년 동안이나 섬에선 단 한 통의 우편물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현재 이 섬의 사람들은 자급자족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매년 단 9번 케이프타운에서 출발하는 정기선을 통해 외부 물자를 공급받고 있다. 공항은 없고, 케이프타운에서 오는 배를 맞이할 항구만 단 한 개 있다. 2000년대에 들어와 위성TV와 인터넷이 가능해졌고, 영국의 우편번호를 받아 온라인 쇼핑도 가능해졌단다. 물론 요금과 속도는 아직 불만족스러운 수준이라고 한다.
* 이 글은 <지리 덕후가 떠먹여주는 풀코스 세계지리>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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