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딱지

by 방구석여행자

무릎딱지는 보통 상처가 생기게 되면, 아무는 과정에서 우리는 딱지가 생기게 된다. 나는 딱지를 보면 급한 성격 때문인지 그 딱지의 딱딱함을 견디지 못하고 딱지를 뜯어서 피와 흉터를 만나곤 한다. 그래서 상처가 아무는데 더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딱지를 긁어내지 말자고 다짐을 해봐도 항상 속수무책이었다. 그림책의 표지를 보면 아이가 무릎에 난 상처를 만져보고, 쳐다보는 그림을 보면서 어떤 내용의 그림책일까? 궁금한 마음에 펼쳐보았다.



이 그림책은 엄마의 죽음에 대한 슬픔을 가족들과 극복해 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건 참 힘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 나오는 아빠가 처음에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짜도 짜도 눈물이 나올 거라는 구절이 있었다. 어른도 이토록 받아들이기 힘든 사랑하는 이의 죽음인데, 게다가 엄마의 죽음인데 과연 아이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 책의 아이는 아침에 잠에서 깨어난 후 아빠가 전하는 소식인 엄마가 이제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믿지 못했다. 전날 엄마는 아이에게 더 이상 네 곁에 있을 수 없다고 말해주었다. 이렇게 아이에게 말해줘야 했던 엄마의 기분은 어땠을까? 본인의 몸 돌보기도 버겁고 힘들었을 텐데 아이가 상처받지 않도록 해야 했던 엄마의 기분. 아이가 겪어야 할 앞으로의 엄마의 부재에 대한 걱정, ”이렇게 빨리 가 버릴 거면 왜 나를 낳았냐? “ 는 아이의 외침을 들었을 때 내가 대신 말해주고 싶었다. 엄마가 너를 떠나고 싶어 떠나는 게 아니라고,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하는 엄마도 아쉽고 힘들 거라고. 아이도 아마 알겠지. 괜히 엄마에게 투정 한번 부려보는 거겠지. 이를 알기에 책을 보면서 참 안타까웠다.


옛날부터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다. 엄마가 죽은 지도 꽤나 시간이 흘렀다. 그래서 그런지 엄마가 기억에서 점점 흐릿해져 가고 있었던 아이. 아이는 그게 두려웠던 나머지 여름에도 창문을 꼭꼭 닫고 있었다. 점점 엄마가 사라져 가는 게 싫은 엄마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 느껴졌다. 어느 날 아이가 마당에서 뛰어놀다 넘어져서 다치게 되었는데 아무는 과정에서 딱지가 생겼다. 왜 상처가 아무는 과정에서 생기는 딱지를 그게 딱딱해서 긁어버리고, 그럼 자연스럽게 아물게 될 상처에 또다시 피가 나고, 흉터가 생기게 된다. 이 아이에게도 상처가 아무는 과정에서 피해 가지 못하고 딱지가 생겼는데 이 아이는 상처가 났을 때 들었던 엄마의 목소리 때문인지 그 목소리를 또 듣고 싶어서 딱지를 긁어 일부러 피를 나게 해 상처를 만들어냈다. 그렇게 해서 그리웠던 엄마를 만났다. 비록 목소리만이었지만.


아빠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의 상처를 아물어가는 과정의 어느 날, 할머니가 찾아왔다. 어떻게 보면 할머니가 무릎딱지의 역할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는 일부러 꽉 닫아놓았던 창문을 열어젖혔다. 할머니에게 울며불며 ”창문을 열지 말라. 엄마가 빠져나간다 “라고 소리치고 매달렸지만 할머니는 아이의 가슴에 손을 대고 “엄마는 절대 빠져나가지 않고 항상 이곳에 살고 있다”라고 말해준다.


할머니는 집으로 돌아가셨다. 이때부터였을까? 아빠와 아들은 다시 웃음을 되찾게 된다. 할머니가 왔다가신게 어찌 보면 이들에게 전환점이 되었던 것 같다. 무릎딱지도 어느덧 사라지고, 새살이 돋았다. 아빠와 아들이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견뎌내고 다시 웃음을 찾은 것처럼.


지금 어른이 되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된 나조차도 날 낳아준 엄마가 없어진다면? 이란 생각을 하면 가슴이 철렁한다. 엄마가 오래도록 곁에 계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 엄마라는 사람은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다는 걸 여러 경험을 통해 알기에. 내가 직장을 다니며 맞벌이를 했을 때 내 아이에게도 내가 그런 존재일 거란 생각을 잠시 잊고 있었다. 지금 잠시 직장일을 내려두고 아들의 곁에서 순간순간 아들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니 그저 행복하다. 아들도 엄마인 내가 곁에 있는 지금이 이전보다 더 행복하겠지?


이 책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주로 빨간색이 쓰였다. 그래서 빨간색이 주는 의미를 찾아보았다. 빨간색은 피와 연관이 있다. 또한 정열, 생명, 사랑 등에 대한 의미도 가지고 있다. 상처가 아물어가는 과정인 딱지를 긁어내 일부러 상처를 만들어 피를 내고, 엄마를 소환하려는 데에 있어 엄마에 대한 그리움, 사랑을 나타내기 위해 빨간색을 많이 나타낸 것일 수도 있을 것이고, 살아있는 아빠와 아들, 할머니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극복해 가는 과정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