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뽑아주세요

by 방구석여행자

오늘 아이와 함께 읽을 잠자리독서는 뭐가 좋을까? 침대 밑에 읽었던 책이 한편에 쌓여있었다. 오늘따라 읽었던 책들 중에서 골라서 읽어주고 싶었다. 그중에 내가 고른 책은 바로 <나를 뽑아주세요>였다. 왜 이 책을 골랐을까? 오늘 뭔가 운명처럼 끌렸다.


이 그림책은 개가 주인공이다. 개에게 특별한 날이었다. 바로 주인 될 사람을 만나는 날. 개는 외쳤다. “나를 뽑아주세요” 개는 특별한 날이었던 만큼 특별한 사람에게 뽑히고 싶었다. 특별한 주인을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평범한 여자아이가 개에게 눈길과 관심을 줬는데도 불구하고 무시했었다.


마침 개 주변으로 특별한 유명인사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연예인, 발레리나, 지휘자, 화가 등등. 그러나 개가 좀 뽑아달라고 그들에게 눈길을 주고, 그들 앞에서 재롱을 뽐냈지만 그들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재롱을 뽐내던 개도 실수연발이었다. 그 유명인들은 개를 뽑지 않았다. 개가 주인으로 뽑아달라고 애처로운 눈빛을 보내고 재롱을 뽐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었다. 그렇게 개는 유명인사들에게 뽑히지 못했다. 그렇게 실망하고 있었는데 아까 그 평범한 여자아이가 다가왔다. 특별한 유명인사들에게 재롱을 부리면서 긴장했던지 실수연발이었던지라 온몸이 다 더러워져있었다. 평범한 여자아이는 그 개의 더러운 몸을 다 씻겨주었고, 살뜰히 보살폈다. 그 개에게 할 수 있다고, 관심과 신뢰를 주었다. 그 평범한 여자아이의 그런 관심과 신뢰로 인해 실수연발이었던 개는 완벽한 개로 탈바꿈되었다. 이런 완벽한 모습을 보자 개를 무시하고 뽑아주지 않았던 유명인사들이 개에게 다시 다가왔다. 그러나 개는 자신의 진가를 인정해 준, 자신을 특별한 개로 만들어준 평범한 여자아이의 개가 되었다.


이 책을 보면서 태도에 따라 평범함에서 특별함으로 충분히 바뀔 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바탕에는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원래도 알고 있었지만 더 깨닫게 되었다. 개에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살뜰히 보살펴주었던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여자아이를 보면서 요즘의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아이에게는 정말 신뢰가 중요한데. 엄마가 믿음과 사랑을 느끼게 해 줘야 아이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


아이가 요즘 다시 없어졌던 문제행동을 조금씩 보이고 있다. 몸이 안 좋아서 컨디션의 영향일 수도 있겠지만, 없어졌다고 생각했던 문제행동을 다시 보이니 조급해지고, 나도 모르게 불안해지고 제자리걸음을 걷는 것 같아 지치고 있던 순간이었다. 오늘 이러한 고민을 아이 선생님께 털어놓았는데 선생님께서 그러셨다. “어머님, 언젠가는 분명히 없어질 거예요. 이전에도 생겼다, 사라졌다 하듯 어머님이 일관되게만 행동해 주시면 됩니다. 일시적인 거라고 생각해요. 반드시 없어집니다.”


선생님도 우리 아이를 믿고 있는데 내가 지쳤다는 이유로 우리 아이를 잠시 놓고 있었다. 그렇게 믿음에 대한 마음이 흐려졌을 때 오늘 이 책이 읽고 싶었던 게 어쩌면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운명처럼 오늘따라 아이에게 이 책을 잠자리독서로 선정해서 읽어줬던 게 참 신기했다.


평범한 여자아이가 개에게 아낌없이 신뢰를 보내며 개가 자신을 특별한 개로 만들어준 평범한 여자아이를 선택했듯 나도 아이에게 아낌없는 신뢰를 보내다 보면 아이도 내가 육아를 하면서 고민하는 문제행동이 없어지고 말문이 열릴 거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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