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집이야기

by 방구석여행자

그림책모임에서 이야기 나누게 될 그림책이었다. 타이밍이 맞지 않아 한참 이따가 이야기를 나누게 될 그림책이지만 이왕 대여한 김에 미리 읽어보기로 하고 읽게 되었다. 이 책은 권위 있는 미국의 문학상인 칼데콧상을 수상한 그림책이었다. 처음에는 작은집이야기라고 하길래 작은집 무슨 이야기 일까 궁금해하며 펼쳐봤다. 펼쳐서 앞면지와 뒷면지를 살펴보면 문명의 발전과정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작은집이었다. 언덕 위에 지어진 작은집의 관점에서 도시발달의 과정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었던 그림책이었다. 언덕에서 바라보는 작은집의 아침풍경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해가 떠오르고 지는 모습을 웃는 표정, 하품하는 표정등 살아있는 표정으로 볼 수 있어 재밌었다. 또한 작은집의 관점에서 보는 시간이 지나면서 겪는 계절의 변화들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봄에는 울새가 찾아오고 여름에는 물놀이하고, 데이지꽃 피는 모습, 가을에는 노랗게 물든 모습, 겨울에는 눈 내린 풍경, 썰매 타는 모습 등을 책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 계절의 변화들을 겪던 작은집은 갑자기 말이 없는데도 달리는 수레를 보게 되고, 언덕을 깎아내고 도로를 만드는 작업을 지켜봐야 했다. 자신이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자연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문명의 발달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봐야 했던 작은집이 참 안타까웠다. 그러나 이게 시작이었다.


이 그림책에 보면 작은집이 도시에 대해 호기심을 가졌다는 문장이 있다. 작은집은 아마 자신이 겪어보지 못한, 갖지 못하는 것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 환상을 가진 것이겠다. 이러한 자신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한 환상과 호기심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상기할 수 있었다.


작은집 주변에 도로가 만들어지자 자동차와 트럭이 생겨났고, 휴게소와 주유소 등이 생겨났다. 이로써 세상이 훨씬 빠르게 움직였다. 작은집 주변에는 점점 건물들이 늘어났고, 작은집이 설 자리는 어느덧 잃어가고 있었다. 나는 이 그림책을 보면서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점점 작은집 주변이 변해갈수록 작은집의 표정변화도 주목해 볼 수 있었다. 작은집의 표정이 처음엔 웃고 있었다가 점점 어두워지는 게 보였다. 주변은 자꾸 변해가고, 발전해 가는데 작은집은 그대로인 모습이 외롭고 초라해 보였다. 도시의 발전으로 인해 계절의 변화도 알아차릴 수 없었다. 도시의 불빛들 때문에 달과 별도 보기 힘들었다.


그렇게 힘들어하던 어느 날 작은집은 우연히 작은집을 지은 할머니의 손녀의 손녀를 보았다. 그 손녀는 단번에 작은집을 알아보았고, 그 손녀 덕분에 작은집은 거처를 옮길 수 있었다. 그 손녀가 어찌 보면 작은집의 구세주? 은인? 같은 느낌일지라. 마치 본인에게 맞지 않은 옷을 억지로 입으라고 강요받았던 것처럼 발전에 익숙하지 못했던 작은집. 그런 작은집을 위해 작은집이 익숙해하고 좋아할 것 같은 풍경으로 다시 이사를 오게 된다. 작은집은 비로소 그곳에서 다시 행복을 찾을 수 있었다. 작은집은 궁금했던 도시를 경험해 보고는 더 이상 도시를 궁금해하지 않게 되었다. 이래서 경험은 중요한 것 같다. 싫든 좋든 경험을 통해서 본인에게 맞는 옷인지 아닌지를 검증할 수 있을 테니까, 본인의 자산이 될 수 있으니까.


이 책을 보면서 지인들과 나누었던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나중에 나이가 들면 전원주택이나 시골에 내려가서 살 것인가, 도시에서 살 것인가? 각각 장단점이 물론 있지만 현재 아이를 키우고 있는 나는 도시에 사는 게 좋다. 도시에 사니 편의시설을 바로바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니까. 나중에 아이가 크고, 내가 나이를 들어 나도 작은집처럼 혼자 덩그러니 도시에 남게 된다면 많이 외롭고 초라해질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도시가 점점 발전해 가면서 작은집의 표정은 외롭고 불안함에 자꾸 슬퍼지는 모습이었다. 작은집은 자신의 설 자리를 잃어갔다. 이러한 모습을 비추어봤을 때 작은집은 요즘 마음이 병들어가는 우리네 현대인들의 모습이었다. 그래도 늦게나마 본인에게 맞는 곳으로 돌아가서 다행이었다. 자신의 본모습을 찾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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