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한 시간을 기억해

by 방구석여행자

엄마를 잃은 부자의 슬픔과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낸 그림책이었다. 이 그림책은 다음주에 있을 그림책모임 선정도서였는데, 보는 내내 엄마를 잃은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는 부자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 한편이 안타까웠다. 나도 아들이 있어서인지 왠지 남의 일 같지가 않았던 거겠지. 내가 만약 먼저 죽게 된다면 우리 아이와 남편의 모습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설령 내가 먼저 죽더라도 우리 아들과 남편은 이렇게까지 슬퍼하지 말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이 그림책을 읽어보기에 앞서 우선 앞 면지와 뒷 면지부터 살펴보았다. 앞 면지는 회색이었는데 어딘가 모르게 칙칙하고 어둡고 슬픔을 나타내는 듯했고, 뒷 면지는 주황색 노을빛으로 희망적이고 따뜻함이 느껴졌다.


첫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우울하고, 칙칙했다. 여기저기 검은 옷 입은 사람들, 벤치에 홀연히 앉아있던 아들과 아빠. 엄마가 먼저 하늘나라로 떠났다. 엄마를 잃고 난 후 실의에 빠진 아빠와 아들은 표정이 없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희망이 없어 보이는 소년에게 고릴라가 다가왔다. “옆에 좀 있어줄까?” 고릴라는 소년의 옆에 있으면서 소년의 묻는 말에 대답을 해준다. 위로와 공감을 해준다. 뭔가를 해도 영혼이 없고 슬픔으로 가득 찼던 소년과 아빠.


소년이 고릴라에게 엄마가 예전처럼 다정한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면 좋겠다고 한 장면에서 고릴라는 ”재미있는 이야기책이구나. 아빠도 분명 이 책을 좋아할 거야 “라고 소년에게 말해주었다. 이는 소년에게 이제는 엄마에게 벗어나 곁에 있는 아빠와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고 아빠와의 시간을 많이 만들어야 된다고 조언해 주는 장면 같았다. 그만 슬픔에서 빠져나오라는, 산 사람은 살아야 되지 않겠냐는 메시지를 주는 것만 같았다.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던 아빠에게 소년은 데이지꽃을 선물한다. “아빠, 엄마가 보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소년을 보고 아빠가 무언가를 깨달은 것 같았다. 본인이 슬퍼서 삶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을 때 아빠를 부른 아들을 보고 뒤늦게나마 자신이 혼자가 아니란 걸 깨닫고, 힘내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둘은 엄마와 함께 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마침내 웃음을 찾게 되었다. 어둡고 칙칙하고 슬픔 가득했던 책 분위기도 부자의 미소와 함께 한층 따뜻하고 밝아졌다. 내가 다 안심이 되었다.


소년의 옆에서 소년의 슬픔을 묵묵히 다 들어주었던 고릴라. 엄마를 잃고 난 후 어찌 살아야 할지 막막하고 슬픔이 가득했던 소년의 옆에서 삶의 끈을 놓지 않도록 옆에 있던 아빠도 슬프느라 위로와 공감을 채우지 못했던 소년에게 아빠의 빈자리 같은 존재이지 않았을까? 아빠와 함께 웃고, 일상생활을 찾아간 소년의 옆에 고릴라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다.


결이 비슷하단 생각이 들어서일까? 이 그림책을 보면서 앞서 읽었던 <무릎딱지>라는 그림책도 같이 생각이 났다. <무릎딱지> 또한 엄마를 잃은 부자의 슬픔과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낸 그림책이다. 두 권의 책 모두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남아있는 사람에게 너무나 슬픈 일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언제나 늘 함께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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