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구석여행자 Apr 22. 2024

꿈에서 맛본 똥파리

이 그림책은 작년에 백희나작가님의 그림책전시회 갔을 때 처음 알게 됐던 그림책이었다. 그때 당시에는 그림책에 막 관심을 가졌을 때였고, 한 번이라도 이름 들어봤을 법한 다른 유명한 그림책인 <구름빵>, <알사탕> 이런 그림책에 관심을 쏟았던지라 이 <꿈에서 맛본 똥파리> 그림책에는 큰 관심이 없었어서 그 이후로 잊혔었다. 그런데 얼마 전 그림책지도사 수업을 통해 강사님이 이야기해 주신 후 이 그림책이 다시 보였고, 이 그림책에 큰 관심이 생겨 펼쳐보게 되었다.


큰오빠개구리가 있었다. 어른개구리들이 나가고 큰오빠개구리는 올챙이 동생들을 돌보고 있었다. 큰오빠개구리가 똥파리를 딱 잡아먹으려고 혀를 날름 내밀었던 그때 들려오던 올챙이여동생의 한마디.


“오빠 배고파”


큰오빠개구리는 잡은 똥파리를 그 올챙이여동생에게 줬다. 그 이후로 다른 올챙이동생들이 너도나도 개구리에게 배고프다고 소리쳤다. 그런 동생들에게 똥파리를 계속 잡아주느라 혀가 남아나질 않았던 개구리. 결국 개구리의 혓바닥이 늘어졌다. 혓바닥이 늘어날 정도로 올챙이동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먹이려고 똥파리를 잡던 개구리. 개구리의 혓바닥은 너덜너덜해졌지만 동생들은 열심히 똥파리만 먹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웠다. 너무 힘들었던 개구리는 잠이 들었다. 꿈을 꿨다. 꿈에서 어른개구리들이 고맙다고 하면서 똥파리를 줬고, 그걸 먹었는데 그 똥파리의 맛은 꿀떡, 떡볶이, 요구르트 등의 오색찬란한 맛이었다.


잠에서 깨어난 똥파리는 기력을 회복했다. 그리고 똥파리를 잡으러 올챙이동생들과 떠났다. 물론 혓바닥이 아닌 뜰채를 들고. 아마 많이 고생스러웠던 모양이었다. 과연 개구리가 먹었던 똥파리는 정말 꿈에서 먹었던 똥파리였을까? 표지를 보면 자고 있는 개구리는 똥파리를 먹지 못한 듯한 모습인데 다음날 아침 기력을 회복한 걸 보면, 진짜로 먹은 것 같기도 하고 미스터리다.


이 그림책의 큰오빠개구리를 통해 우린 책임감, 희생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내리사랑이란 말이 있듯이 본인이 많이 못 먹을지언정 올챙이동생들을 하나라도 더 먹이고 챙겨주기 위해 혓바닥이 너덜너덜해지도록 똥파리를 잡아준 개구리. 나도 맏이인데 나는 과연 동생을 이토록 챙겨주었었는가? 에 대한 반성의 마음도 들었다. 내가 하고 싶은 건 꼭 해야 했던 성격과 나 살기 급급해서 동생을 많이 챙겨주거나 동생에게 양보를 했던 기억이 많이 없는 나다. 본인도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동생들 먼저 챙기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혓바닥으로 잡다 호되게 당해 도구인 뜰채를 챙긴 모습도 의젓해진 모습이라 인상적이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처음에 이 그림책에 대해 잘 몰랐을 땐 그냥 지나쳤던 그림책이었지만, 수업을 통해 그림책의 내용, 작가의 의도와 갖가지 숨은 장치에 대해 알게 된 후 재미도 재미지만 짠하기까지. 진한 감동이 묻어났던 그림책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작은 눈덩이의 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