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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여행자 Jun 03. 2024

대단한 무엇

이 책은 <나는 기다립니다> 그림책으로 좋아하게 된 다비드칼리 작가님의 그림책이기도 했고, 어쩌다 추천글을 읽었는데 내용이 너무 좋을 것 같았다. 마침 도서관에 있길래 반가워서 빌려온 그림책이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어려서부터 엄청 대단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또한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으로부터 “이다음에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으면서 자란다. 대단하고 훌륭한 사람이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의사? 검사? 변호사?


책 속에 아빠와 아들이 가족사진을 함께 보며 대화를 나눈다. 가족 중에는 경찰관, 소방관, 달리기를 잘하는 챔피언, 우주인, 화가, 양치기가 있었다. 아빠는 사진을 소개했고, 그 소개를 들은 아들은 “저는 나중에 무엇이 될까요?” 라고물 었다. 그럴 때마다 아빠는 “뭐가 되든, 대단할 거야”라고 이야기를 해줬다.


나도 어렸을 적 꿈이 많았다.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어른들의 이야기에 훌륭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하며 꿈을 꿨고, 꿈이 계속 바뀌기도 했다. 약사, 피아니스트, 커리어우먼, 영어선생님, 외교관, 여행가이드, DBA, 여행작가 등등 그럴 때마다 나도 이렇게 부모님께 물어봤다. “과연 내가 이러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그러면 우리 부모님도 이렇게 아낌없는 믿음과 신뢰를 주셨었다. “뭐가 되든 네가 하고 싶어 하는 걸 한다면 훌륭한 사람이야”


한동안 꿈이 없던 지금의 나도 아이를 키우면서 다시 꿈이 생겼다. 꿈은 정말 사는 환경에 따라서도 그렇고 살아가면서 계속 바뀌는 것 같다. 요즘 집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나는 과연 대단한 사람인가? 훌륭한 사람인가?라는 자문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이 책이 내게 답이 되었다.


“뭐가 되든 훌륭한 사람......”


엄마가 된 나에게 만약 아들이 이렇게 물어온다면, 나 역시 “뭐가 되든 훌륭한 사람이야”라고 말해주고 싶다. 요즘 같이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꿈조차 없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게 있고, 꿈을 꾸고 있고, 그걸 이루고자 노력한다면 훌륭한 사람이 아닐까? 훌륭한 사람이란 건 다른 건 없는 것 같았다. 뭐가 되든 다 대단하고 훌륭했다.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마음먹느냐의 차이다. 대단하다는 건 주관적인 거니까.


그나저나 개인줄 알았던 아이는 고양이었다. 아빠는 분명 개이고, 다른 소개된 가족도 분명 개인데 아이는 어떻게 고양이인지 미스터리였다. 엄마가 고양이라 혼혈인가? 아님 입양된 건가? 어떻게 된 거지? 굳이 찾아보고 싶진 않았다. 그냥 나의 상상에 맡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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