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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여행자 Jun 10. 2024

봄은 또 오고

그림책 지인으로부터 ”<삶의 모든 색> 그림책이 좋았다면 이 책도 분명 좋아할 거야! “라고 추천을 받은 그림책 <봄은 또 오고>. 다른 그림책들을 빌리러 도서관에 갔던 김에 이 책이 생각나서 찾아봤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분명 도서관에는 대출가능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결국 사서분께 SOS를 요청했다. 한참을 찾아 헤맸던 이 책은 올해 나온 그림책이라 그런 건지 신간코너에 있다고 하셨다. 정말이었다.


이 책은 2세부터 85세까지의 돌아오는 봄의 일대기를 그린 책이었다. 봄을 상징하듯 책 표지 색깔이 노란색인 것도 특징이었다. 책을 딱 펼쳤을 때 굉장히 독특했다. 중간중간 구멍이 난 부분이 살아오면서 중요한 걸 추억하고 회상하고자 하는 부분을 나타낸 것 같아 인상 깊었다. 이러한 그림책의 장점은 꼭 처음부터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어느 페이지를 갑자기 펼쳐 봐도 흥미 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봄은 우리에게 시작의 의미를 나타낸다. 연령별로 나타낸 한 문장 한 문장이 마치 한해 한해 해가 바뀌고 그때의 시작을 알리는 듯한 일기를 쓴 것 같은 그림책이었다. 내가 잘 기억나지 않는 어렸을 적부터 첫걸음마를 떼던 순간, 처음 산딸기를 맛봤던 순간,  첫 친구를 사귀고, 처음으로 좋아하는 여성을 만나고 사랑을 하고 헤어지기도 하고 처음으로 일을 시작하고 여행을 떠나고 결혼을 하며 아이를 낳고 손자를 보는 순간까지. 인생에서 중요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듯 나열되어 있던 그림책이었다.


내 인생도 내 인생이지만 돌이켜보면 나의 어렸을 적, 유년시절보다는 내 아이의 어린 시절이 더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내 아이의 첫걸음마, 내 아이가 처음으로 맛있게 먹었던 것, 가장 좋아하는 음식 등 단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감회가 새로운 기억들이다.


아직 인생을 얼마 살지 않았고, 한창 진행 중에 있지만 그동안 살아오면서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고 앞으로 다가 올 나의 노년 시절을 미리 상상해 볼 수 있었던 두고두고 읽을 수 있는 100세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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