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엄마를 골랐어!

by 방구석여행자

참으로 그림체가 아기자기했던 그림책이었다. 그런데 그림체뿐만 아니라 책장을 넘겨보면 글씨와 내용도 아기자기했었다. 이 책은 엄마 뱃속에 있던 때를 기억한다는 아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쓰고 그렸다는 그림책이다.


한 아이가 하늘나라에서 엄마를 골라 천사에게 말했다. “나는 저 엄마로 정했어요!”

아이들 모두가 싫어했던 엄마로 자신의 엄마를 정한 아이. 하늘나라 천사는 화들짝 놀라며 왜 하필 그 엄마를 선택했는지 물었다. 아이는 해맑게 “나는 저 엄마가 좋아요!”라고 했던 아이. 우리 아이도 과연 나를 선택했을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나 또한 우리 엄마를 선택했을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과연 정말이지 엄마를 하늘나라에서 선택하는 거라면 궁금했다.


“괜찮아요! 나는 엄마가 나한테 뭘 해주길 바라는 게 아니니까요! 나는 엄마를 기쁘게 하려고 태어나는 거예요.”


이런 생각을 하며 아이가 엄마를 골랐다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다.


엄마를 고른 아이는 하늘에서 자신이 고른 엄마의 뱃속으로 들어갔다. 얼렁뚱땅 다이어트를 하기로 결심했던 엄마는 잘 실천하지 못했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했지만 햄버거, 돈가스덮밥, 케이크를 먹고 초콜릿을 또 먹으려 했던 그 순간 엄마 배를 뻥 차던 아이. 그리고 아이는 건강식인 우무를 이야기하자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엄마, 아빠는 아이와의 이런 소통을 신기해했다. 아이가 엄마의 뱃속에서 나오려 할 때 아이의 관점에서 혼자 어떻게 좁은 통로를 빠져나올까 고민하는 모습까지 보여줘 아늑했던 엄마 뱃속에서 세상 밖으로 나올 때의 아기의 고충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엄마를 기쁘게 하려고 태어났지만, 태어나고 자신의 자아가 생기면서 엄마를 매일 화나게 한다는 것까지 공감되는 이야기들이었다. 요즘 만 다섯 살인 우리 아이도 말을 잘 안 들어서 소리치는 일이 많아졌다. 그런데 말을 잘 안 들어도 아이를 통해 얻는 기쁨이 크다는 걸 엄마들은 다 공감할 거라 생각한다.


작가가 책 속에 숨겨둔 숨은 그림 찾기와 퀴즈, 그리고 메시지들이 곳곳에 있어 퀴즈를 맞히고 그림을 찾는 재미가 쏠쏠했다. 또한 이 책을 보면서 한없이 부족하고 엄마로서 허점투성이인 나를 우리 아이는 왜 골랐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나도 이 책에 나오는 엄마처럼 요리도 잘 못하고, 살림도 귀찮아하며 내 취미생활이 중요했다. 그런데도 나를 선택해서 내 뱃속에서 열 달 동안 함께 있다가 세상 밖으로 나온 우리 아이. 내 성격이 너무나 자유분방했던 탓에 결혼생활을 하면서 이 결혼생활이 과연 지속될 수 있을까? 했었다. 그런 내 삶에 브레이크를 걸어주려고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삶에서 포기해야 하는 것들을 많이 내려놓고 살고 있는 지금이지만 아이가 내게 주는 순간순간들이 행복하다는 걸 이 책이 상기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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