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쉬기

by 방구석여행자

마음먹기, 마음요리 그림책으로도 유명한 자현, 차영경작가의 마음시리즈 세 번째 마음 쉬기다. 계란을 응용한 그림이 눈에 띈다.


오늘은 아침부터 유난히 힘든 날이었다. 아이 유치원 학부모참여수업이 있는 날이었는데 나까지 정신없고 알게 모르게 긴장을 했던 것 같다. 설상가상으로 유치원 가자고 하면 항상 기분 좋게 나서던 아이가 오늘따라 안 가겠다고, 안 갈 거라고 울고불고 떼를 썼던 그런 날. 나도 예민해져서 유치원 가야 한다고 얼른 준비하자고 하는데 계속 떼를 부리자 등짝스매싱을 날렸다. 그럴수록 아이는 더 크게 운다는 걸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갑자기 왠지 아이도 불안해서 소리 지르고 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의 마음이 긴장되고 불안하니?”라고 물어보니 조용히 고개를 끄덕하던 아이였다. 등을 어루만지며, “긴장되고 불안했구나. 하지만 엄마가 오늘 유치원에 가면 네 옆에 꼭 붙어 있어 줄 거야. 걱정 마.” 하고 안아주었다. 아이는 금방 진정했다. 한시름 놓았다.


유치원에 도착해서도 아이가 수업을 잘 참여할지 긴장했던 하루였다. 아이는 재작년, 작년 학부모참여수업 때는 착석이 안되고 이탈해서 고생했던 것과 다르게 큰 사고 없이 무난하게 학부모참여수업을 잘 버텨주었다. 아이가 성장한 걸 느끼고 온 뿌듯한 날이었다.


아이와 함께 하루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주체할 수 없었는지 갑자기 묽은 변을 거실과 소파에 두 번이나 싸버린 아이. 간식도 간식이었겠지만 아이가 낯선 환경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모양이었다. 예전에 많이 어렸을 때도 이랬던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치우면서 내가 많이 지쳤던 탓에 아이가 왜 그랬을지는 잘 생각하지 않았다. 오로지 거실과 소파의 변을 치우는데만 급급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겨우 다 치우고 아이의 밥을 먹이고 저녁 먹은 그릇들 설거지를 해놓고 아이를 씻기고 재우고 난 후 분리수면이 잘 되고 있던 아이였기에 요 근래 아이와 따로 잤었는데 오늘은 어떻게 될지 몰라 함께 자기로 했다. 나는 밤에 자면서도 아이가 혹시나 묽은 변 실수를 하진 않을까 마음 졸이며 잠을 청해야 할 것 같다. 아이를 재운 후 내 지친 마음이 쉬게 해달라고 했다. 딱 마음 쉬기 이 책이 생각이 났다. 잠깐 짬을 내어 이 책을 보며 마음을 가다듬으니 내 마음이 안정되어 아이의 마음이 보이고 들렸다. ‘아이도 참 오늘 많이 지치고 힘들었던 하루였겠구나.‘


이 책의 작가가 말했다. “마음에도 운동이 필요하다.”라고. 그리고 오늘은 우리 마음에 어떤 운동이 필요한지 안부를 묻는다. 이 책을 끝까지 보면서 ‘과연 지금 내가 하고 싶은 마음운동은 뭘까?’ 원래 가만히 쉬고, 숨만 쉬는 운동은 별로 안 좋아하지만 오늘만큼은 힘들어서 숨을 고르는 마음숨쉬기가 필요했다. 잠시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그런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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