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잘못이 아니란다.
엄마 잘못도 아니야.
엄마는 더 행복해질 거야. 너와 함께. “
나는 이 책에서 이 문장을 가장 좋아한다. 이 문장을 왜 가장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발달장애, 자폐스펙트럼 진단을 받은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항상 내 잘못이라 자책하며 살았던 마음에 큰 위로를 받은 문장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 아이는 자폐스펙트럼 아이다. 이 아이가 태어나고 엄마의 인생은 이 아이가 태어나기 전과 후로 나뉜다. 이 아이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 우리와 다른 세상, 새로운 세상이었다.
아이는 크면서 높은 곳을 좋아하고, 꼭꼭 숨기를 좋아하고, 혼자 놀기를 좋아한다. 한 줄로 서는 걸 좋아하며 엘리베이터의 숫자를 계속 누른다. 그런 아이를 위해 엄마는 100층짜리 엘리베이터를 만들겠다고 한다. 숫자로 된 세상을 만들어줄 것이고, 바람이 나오지 않는 선풍기, 부드러운 소리가 나는 청소기 등 고장 나지 않는 가전기기를 만들어주겠다고 한다. 이처럼 엄마는 아이를 위해 뭐든 해주겠다고 한다. 오직 이 아이만을 위해서. 엄마라면, 뭔들 안 해주고 싶을까? 아이를 위해서라면 별도 달도 따주고 싶은 게 바로 엄마 마음이거늘. 이건 꼭 발달장애(자폐스펙트럼) 아이를 양육하고 있지 않은 엄마들에게도 해당될 듯싶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아이에게 엄마는 따뜻한 손을 건네며 이야기한다.
“자, 이제 나가볼까?”
엄마가 옆에 있기에, 아이는 웃으며 세상을 마주할 용기를 얻는다. 엄마와 아이가 손을 꽉 잡고 함께 웃으며 달리는 장면이 감격스러웠고 많은 이입이 되었다. 어느 날 아이에게 가장 친한 친구가 누구냐 물어봤었다. 아이는 망설임 없이 바로 “엄마”라고 이야기해 준다.
이 책의 앞면지를 살펴보면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자폐스펙트럼 진단을 받았을 때의 엄마마음과 앞으로 살아갈 앞날에 대한 느낌을 비로 표현한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의 뒷면지를 살펴보면 비가 갠 후 맑은 하늘에 웅덩이가 생겼다. 면지만으로도 엄마의 심경을 잘 드러냈다고 볼 수 있었다.
처음에 발달지연 진단을 받고, 중증자폐스펙트럼 진단을 받기까지 항상 아이에게 못해줬던 것만 생각이 나고, 후회스럽고 엄마로서 내가 잘못했기 때문에 아이가 이렇게 됐다고 자책하고 아파했었다. 그런데 이 책의 아이와 엄마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나에게 희망이 생겼다. 실제로 요즘 아이와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어가고 있고, 아이가 웃을 때 나도 웃고, 내가 웃을 때 아이가 웃는 일이 많아졌다.
이 책을 보면서 나는 우리 아이를 위해 무얼 해줄 수 있는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에 대해 생각해 보고 다짐을 적어보려 한다. 작은 소리에도 민감한 너를 위해 과연 나는 뭘 할 수 있을까?
‘우는 소리에 귀를 막아버리며 싫어하는 너를 위해 엄마는 항상 웃을 일만 만들어줄 거야. ’
‘드라이기 소리를 싫어하는 너를 위해 엄마는 수건으로 머리를 말려줄 거야. 입으로 바람도 날려줄게.‘
엄마는 네가 엄마 아들이라서 너무 행복해.
너 덕분에 엄마로서, 사람으로서 성장할 수 있었거든. 작은 성장에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들어줘서 너무 고맙고, 사랑한다.
우리 같이 행복하자, 쭉.